꿈을잃은 그대에게(7) 그러다 림창배 소좌는 보위일꾼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기렇찮으면 어드렇게 어려운 사민들이 그런 이밥을 갖다 줄 수 있겠는가? 이러면서 사실이 드러날 때까지 조사해 보고하라는 기야. 기러구 이런 반당행위들을 감시하고 엄중히 문책하여야 할 사단 정치부 일꾼들과 보위부 일꾼들은 서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만 나가니까 전연지대에서 이런 성격의 사건 사고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기야.』

 림창배 소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보위지도원이 물었다.

 『과장 동지! 기럼 군단에서 내려온 상급참모가 지도자 동지께선 직파한 3선(참모부·정치부·군사무관부 계통을 3선이라 함) 보고잡네까?』

 림창배 소좌가 담배를 꺼내 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렇지. 기러니까니 여기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어느 방향인지 동무들도 생각들을 한번 말해 보라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대대 보위지도원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선 주먹밥 보따리의 출처부터 정확히 파악해 그 증거를 없애버리는 일이 어드렇겠습네까?』

 『어드렇게, 기거이 사민부락에서 제공된 주먹밥이라는 점은 현 시점에선 부인할 수가 없는데?』

 수사과장은 리상위의 제안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길게 빨아들인 담배 연기마저 삼키면서 급하게 물었다. 보위지도원은 림창배 소좌의 콧구멍에서 꼬물꼬물 흘러나오는 담배연기를 바라보다 힘주어 말했다.

 『부인할 수 없는 그 증거를 역이용해야 된다는 말씀입네다. 죽은 경리사관이 영양중대(영양실조환자만 별도로 모아놓은 중대)에 수용되어 있는 하전사들을 살리기 위해 후방지대 장마당에서 구입해 온 주먹밥으로 바꾸면 된다는 말씀입네다.』

 수사과장이 희색을 보였다.

 『야, 리상위. 기거이 좋은 생각이다. 기런데 걱정이 되는 것은 우리 사단에 영양중대가 있다는 사실이 위로 보고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야. 기렇게 되면 우리 사단의 전체적 인상이 대외적으로 흐려지고 국가보위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도 비판을 면하지 못해. 여태 기것두 보고하지 않았느냐구.』

 『기거야 7번 사건(김일성의 독재정치를 반대하는 모든 사건 사고를 의미하는 별칭)에 정신 쏟느라 기런 것 보고할 기회마저 없었다고 양해를 구해야지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중요한 과제는 사고의 전체적 흐름을 파악해 상급참모가 알고 있는 우리 사단의 나쁜 정황을 바꿔 놓는 일 아닙네까?』

 대대 보위지도원은 자신의 견해를 끝까지 강조했다. 림창배 수사과장이 현재로선 그 방법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기러면 수사구루빠(그룹)부터 조직해 보자우.』

 이튿날 수사반이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