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자리 창출 모색 중소기업 유관기관 좌담회
▲제목 : 인천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소기업 유관기관 좌담회
▲일시 : 2010년 5월11일 오전 11시
▲장소 :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 본부장실
▲참석자 : 선주성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 회장
전석봉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조명조 인천광역시 경제통상국장
서달문 중소기업 이업종 인천·부천·김포연합회장
심우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회 : 김신호 인천일보 경제부장




구직자, 중소기업 바라보는 인식 낮아
신기술 개발 등 스스로 경쟁력 높여야
'임금·복지 향상' 정부 지원정책 시급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근간은 기업의 성장이다. 그러나 인천 제조업체의 경우 수출이 호조를 보여도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이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 특히 3D 업종에 대한 회피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난과 기업들의 구인난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가 일자리 창출정책을 강력하게 펴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인천일보는 11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방안'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일자리 창출과 구인·구직난 해소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봤다.


사회 : 최근 발표된 국내의 각종 경제지표는 경기 회복을 보여주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어떤가요. 또 지난달 실시한 정부의 일자리 창출지원 만족도 결과는 어떻습니까.

전석봉: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7.8% 올랐습니다. 또 4월에 실시한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도 지난 200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101.4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아직도 싸늘합니다. 1분기 실업자는 모두 113만명으로 9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넘었고 청년 취업률은 4.7%로 제일 나빴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도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 중소기업 150곳을 상대로 실시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 만족도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3.9%가 아직까지도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평균 4.2명 가량 인력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낮은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와 인천시가 중소기업 인식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힘써야 합니다.

사회 : 정부는 올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이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실제 도움이 됩니까.

선주성 : 지난해 노동부의 중소기업 청년 취업인턴제를 거친 청년구직자 중 81.2%가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이 이를 꽤 좋은 일자리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계가 꾸준히 요구한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이 5년 만에 20%(매월 72만원 범위) 올라 고용증가에 따른 부담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청년 취업인턴제의 지원대상이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중소기업으로 제한돼 있어 좋은 일자리를 갖춘 5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하루 빨리 바꿔야 합니다.
서달문 : 청년 취업인턴제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대졸자 중 6개월 이상 취업 경력이 있는 사람은 인턴으로 뽑을 수 없습니다. 이는 일정기간 경력을 가진 청년 구직자를 원하는 중소기업에겐 큰 타격입니다. 특히 노동부가 내국인 일자리를 늘리려고 상시 근로자 50명 이하 사업장에서 뽑는 외국인 근로자 신규 채용인원을 2명으로 제한한 것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3D 업종과 영세기업 취업을 꺼리는 상황에서 자칫 많은 중소기업이 생산인원 부족으로 엄청난 경영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사회 : 인천시가 올해 추진하는 일자리 관련 사업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조명조 : 가장 먼저 할 일은 46억원을 들여 구직자 932명에게 새 일자리를 주는 청년 인턴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또 창업성공 CEO에게는 31억원(1천명), 공공근로 사업에 35억6천만원(1천350명)을 지원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과 건설현장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사업비 302억원을 갖고 희망근로사업을 벌여 총 4천425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99억원을 투입해 지역공동체에서 일할 1천65명을 새로 뽑을 계획입니다. 여기에 지역주민과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에도 5억7천만원을 들여 150명을 새로 채용할 생각입니다.
또 오는 9월에는 제45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열어 직업훈련자 취업을 유도하고 효과적인 구인·구직 알선을 위해 8월엔 인천종합일자리지원 북부센터와 남동공단센터 문도 엽니다. 이밖에도 오는 2014년까지 건설사업 분야를 활성화해 36만3천명에게 일자리를 줄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사업 조기집행을 비롯해 매월 한차례 이상 일자리 창출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추진사항을 꼼꼼히 확인할 것입니다. 인천은 최근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취업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2011년 이후엔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오는 외국대학들과 연계, 우수인재 정보와 다양한 해외 취업정보도 제공하겠습니다.

사회 : 현재 중소기업의 인력 수급난과 청년 미취업자 사이의 불균형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심우일 : 청년 구직자들에겐 일자리 정보를 제 때 주고 기업은 구직자 동향을 분석할 수 있는 종합취업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경기도의 인투인(in-to-in)이 좋은 예입니다. 인천시도 이같은 시스템을 운영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해법엔 고급인재를 키우는 산학연 내실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정책이 있었지만 지역내 인재를 지역중소기업에 취업시킨 실적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정확히 파악·육성한 뒤 이들을 적절하게 취업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청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큰 이유는 대기업보다 임금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런 격차를 극복하려면 중소기업 스스로가 신기술 개발과 우수제품 생산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서달문 : 취업정보가 부족한 구직자들에게 우량 중소기업 정보를 제공해 채용으로 연계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현재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고 있지만 학교 교육과 기업현장 사이의 업무는 서로 동떨어져 있어 대학졸업자 중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산업계가 진짜 원하는 인력채용을 위해서라도 현장 위주의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60% 수준인데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탓에 중소기업이 대기업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긴 솔직히 어렵습니다. 중소기업이 임금을 올리면 대기업은 더 많이 인상할텐데 중소기업이 이를 따라가긴 힘듭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상생협력에 힘써야 합니다.
사회 : 청년 구직자들은 중소기업 근무환경이 대기업에 견줘 나쁘다고 여깁니다. 현재 취업 준비중인 청년들에게 도움말을 준다면.

조명조 :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장점은 자신이 일한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겁니다. 대기업과는 다르게 여러 분야의 실무경험을 익힐 수 있어 다른 직장을 갈 때도 유리하죠. 처음에는 중소기업 시스템이 낯설고 힘들지 몰라도 일을 하면 할수록 큰 매력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청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려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중소기업 CEO들도 처우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서달문 : 인천에는 뛰어난 기술과 제품으로 대기업과 당당히 맞서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다투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임금과 복지가 좋고 인재 교육에 힘쓰는 곳도 있습니다. 간판이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청년 구직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골라야 합니다.

사회 : 청년실업을 이겨내려면 정부와 중소기업, 대학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선주성 : 정부와 일선 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일자리 창출사업을 보면 비슷하거나 겹치는 게 많습니다. 이를 서둘러 조종하고 지금보다 더 내실을 기하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도 산업계의 수요를 파악해 이에 맞는 교육과정 개발과 직업교육 강화, 대학생의 직장체험 기회 확대 등에 애써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견줘 임금과 복지 면이 열악하기 때문에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기술기능직 근로자의 임금을 지원하거나 숙련공이 오래 일 할 수 있도록 주택청약시 가점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우일 : 무엇보다 먼저 기업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대기업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반면 중소기업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우선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 이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부족한 부분은 학교가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 정부가 기업과 대학에 연구 개발비를 꾸준히 지원한다면 청년실업도 차츰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 : 오늘 좌담회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면 고용도 창출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장기화되면 안됩니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가 위태로와질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정부와 인천시는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기업도 살려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대한상의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97% 이상은 '청년인턴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인턴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리=황신섭기자 hs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