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백령도 인근 해역에 중국어선들이 대거 나타나 천안함 인양 작업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당국이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한다. 중국어선들이 침몰 인근 해역에서 쌍끌이 조업을 할 경우 바다 속에 있던 천안함 실종자나 유류품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천안함 사고 원인을 규명키 위해 파편을 찾고 있고 실종자나 유류품을 인양키 위해 저인망 어선을 동원한 가운데 중국어선들이 바다 속을 먼저 훑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이같은 행태는 인도주이 측면에서도 어긋난다.
해경과 백령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부터 북방한계선인 NLL 주변 해역에 중국어선 200여척이 나타나 조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수십여척은 침몰한 천안함의 함미부분이 발견된 해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업 중이나 단속은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다. 문제는 해군이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와 유류품을 찾기 위해 수색지역을 넓히고 우리 쌍끌이 어선 10척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유류품 등이 훼손하지 모른다는 점이다.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과 다를 바 없다.
서해 백령도 북방한계선 NLL해역에서 중국어선들의 횡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봄철 꽃게잡이 때만되면 수백 척이 몰려와 불법 조업으로 치어까지 싹쓸이 해 어장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더구나 틈새만 보이면 월경해 남북충돌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천안함 사고 수습에 우리 군경이 집중하고 있는 중에 중국어선들이 도와주진 못할 망정 방해가 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우리 어민들이 사고로 출어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어선들이 불법조업으로 유류품 훼손은 물론 고기씨까지 말린다면 큰일이다.
물론 NLL 주변 접근이 쉽지 않고 천안함 침몰사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까지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모르지 않다. 그러나 사고수습과 우리 해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