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0년 3월은 되도록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지난 3월 2일 강원도 선자령 정상에서 제18전투비행단 소속 F-5 전투기 2대가 훈련 도중 추락하여 조종사 3명이 숨졌다. 이튿날인 3일에는 야간 평가 비행 중이던 109 항공대 소속 500MD 헬기 1대가 남양주시 이패동 비닐하우스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 26일에는 인천 백령도 앞바다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해군의 1천200톤 급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해 58명은 구조됐으나 46명의 젊은 용사들은 실종됐다.
이처럼 하늘과 바다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창피함과 분노가 들끓었기 때문에 되도록 이면 눈을 앞으로 주어, 행복한 날만을 생각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너무나 엄청나고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우리들은 지금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한가닥의 심정이 돼서 새삼스럽게 자기 위치를 재확인 하고 스스로 가다듬으려는 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일련의 불행한 사태를 겪고 다시 이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심정은 그저 안타깝기만 한 것이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7일째인 현재까지 실종된 젊은 용사들의 생사 여부와 침몰 원인조차 오리무중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의 사고 원인을 둘러싼 추측과 의혹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북한 자살특공대의 공격설', '내부 소행의 사고설' 등 이 처럼 실체가 없는 음모론 성격의 글과 소문이 급속히 확산하는 데는 솔직히 말해서 군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태도와 언동으로 말미암아 또 하나의 불행의 씨앗이 태풍의 눈이 되어 가고 있음이 우려된다.
불행한 사태는 지금 다른 불행한 사태를 불러들이려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군 당국의 성의 있는 노력과 신속한 사고 규명을 촉구한다. 막강하게 성장한 해군의 위용 앞에 젊은 용사들의 감명을 새로이 하면서 우리는 내일을 향한 우리의 삶의 의지를 다시 한번 엄숙히 가다듬는다. 그들의 넋에 대하여 애달픈 애도의 눈물을 금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