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지난 26일 밤 발생한 해군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로 나라 전체가 충격과 비통에 빠졌다. 대한민국 해군사에 초유의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대형참사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겠다는 충심으로 자원했던 46명의 젊은 군인이 실종된 지 5일째를 맞고 있지만 정부의 속시원한 언급이 없다. 실종자의 생사와 사고원인조차 오리무중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부대로 생존자 구조다. 실종자들이 살아 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지막까지 온힘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안보회의를 거치면서 신속한 사고 원인과 수습을 강조하고 있지만 침몰 당시 구조된 함장의 신빙성 없는 진술이 각종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부모, 남편과 아버지를 찾는 아내와 자녀의 애타는 심정을 되레 북받치게 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외부에 의한 것인지, 내부에 의한 것인지조차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내부 요인으로는 선내 포탄 폭발, 함정 결함, 불만을 품은 내부소행 등, 외부 요인으론 아군 혹은 북한군 기뢰 충돌, 북측 어뢰 공격 등 도발, 암초 충돌 등이 나온다. 그러나 이 해점이 뻘이어서 암초 충돌로 보기는 어렵다. 원인이 외부든 내부든 모두 문제라는 점이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이 중에도 외부라는 측면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낮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게 안보의 기본이다.

그래서 이번 천안함 침몰사건을 보는 국민의 시각은 초동 단계부터 군의 대처에 우려하는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군은 폭발시간도 이랬다 저랬다였고, 사고해역에 첫 도착한 시간대나 승조원 58명을 구조한 해경정을 해군 고속정으로 발표한 것은 본연의 위기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드러낸 결과다. 사고 당시 현장을 목격하고 놀란 백령도를 비롯한 5도민들은 사고 원인이 더욱 궁금하다. 꽃게잡이 등 조업기를 맞고도 출어를 하지 못하니 더더욱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