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부 기초단체가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를 위해 시에서 배정해 준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해당 경기부 감독들의 불만이 회의석상에서 터져 나온 모양이다. 버젓이 용도가 정해져 지원된 예산을 타용도에 썼다는 관계자의 말은 귀를 의심케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경제가 어려울수록 지방행정 살림이 낭비되거나 멋대로 쓰여지지 않게 최고의 효율과 성과를 내도록 매진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 시예산을 일부 기초단체가 다른 용도로 쓰고 있다니 한심하기 그지 없다.
인천시 각 구군 직장운동경기부 감독들은 엊그제 감독자 월례회의에서 "기초단체장들은 시가 직장운동경기부 활성화 용도로 배정한 예산을 목적대로 옳바로 써 줄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직장운동경기부 예산은 선수와 감독의 임금, 대회출전비,훈련비,우수선수 유치비,식비 등으로 인천체육 발전을 위한 필수경비다. 지역체육 진흥을 위해 헌신적으로 나서야 할 기초단체가 그런 돈을 지원받아 엉뚱한 데로 쓰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없다.
인천 기초단체별로 모두 10개 직장운동경기부가 있다. 하지만 일부 기초단체가 지원된 예산마저 다른 곳에 써버린다면 체육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다. 타 용도로 쓰여진 액수가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경기부 감독들이 체감하는 예산은 책정할 때보다 휠씬 못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운동부 운영은 물론 부족한 우수선수유치비 예산 때문에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골적 불만이다. 설득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지자체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더욱이 사회간접자본 등 경쟁력강화와 시민복지 등 쓸곳은 도처에 널려 있는데 체육비에만 돈을 쓸어넣을 수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엄연히 시가 운동경기부에 쓰라고 지원된 예산을 엉뚱한 분야에 썼다는 것은 그냥 묵과할 일이 아니다. 차제에 왜 예산이 다른 곳으로 쓰였는지와 그 과정에서 의혹받을 일은 없었는지 밝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