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금창동 배다리산업도로 예정지가 공사가 중단된 채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인천의 지성인들이 배다리문화를 지키려다 끝내 지하화로 결정된 배다리산업도로 예정지의 흉물스런 몰골상이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인근주민들이 날림먼지와 쓰레기 악취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국은 '소귀에 경읽기'로 나몰라라 하는 모양이다.

쓰레기는 겨울에 쌓아놓은 눈과 쓰레기 수십여t이 함께 뒤엉켜 해빙기인 요즘 흙먼지와 쓰레기 악취가 진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3월이지만 흙과 먼지가 응달에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그 위에 공사현장에서 나온 쓰레기와 비닐 등이 뒤덮고 있다. 소외된 구도심에서 방치되고 있는 민원현장이다. 그러나 개발주체인 인천도시개발공사나 관할 지자체인 동구청은 주민들의 민원에도 서로 떠밀고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

그렇찮아도 이 지역은 오랜 배다리문화의 거리로 전통을 이어온 명소다. 이곳을 관통하는 산업도로 건설이 추진되자 저지투쟁에 나서 그나마 지하화 건설이 결정됐으나 이제는 중단된 공사현장을 방치하는 바람에 쓰레기장이 된 것이다. 하찮은 일같지만 생활쓰레기는 며칠만 치우지 않아도 악취를 풍기고 도시미관을 해친다. 그래서 각 자치단체마다 청소행정을 민원과 환경개선 업무의 맨앞에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동구청과 공사주체인 도시개발공사가 '주민알기를 우습게 아는 느긋한 배짱'이 아니고서야 이런 행태를 보일 수 없다. 일부주민들은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에 불법투기를 서슴치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당국이 제설에 묻힌 쓰레기더미를 방치한 당국이 불법투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제 동구청과 도시개발공사는 말로만 '친환경'을 외치고 정작 눈에 보이는 것부터도 치우는데 머뭇거리며 '네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도개공은 어떤 이유로든 공사재개를 늦춰선 안된다. 공사가 빠를수록 민원도 줄 수밖에 없다. 동구청은 관할인 만큼 도시미관 차원에서 수거체계를 확립하고 주민들의 불법투기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