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질문 하나 합시다.』

 바쁘게 메모하고 있던 한 신문관이 인구의 진술을 막았다. 인구는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으며 신문관을 바라보았다.

 『처음 진술을 시작할 때부터 정치상학이니, 오전상학이니, 상학준비검열이니 하면서 「상학」이라는 말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도대체 그 「상학」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오?』

 『상학(上學)이라는 말은 하학(下學)에 상대되는 말로서 수업을 하거나 수업을 받는 것을 말합네다. 주로 「학습」이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일과표에서 「정치상학」이라고 적어놓은 것은 「정치학습」이란 뜻입네다.』

 『북한에서는 한자를 안 쓴다던데 그 상학이라는 말은 늘 쓰는 일상용어요?』

 『네에. 공화국 군대에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쓰는 말이 이 「상학」이라는 말입네다.』

 『잘 들었소. 계속합시다.』

 신문관은 그때서야 상학이라는 낱말의 뜻을 이해한 듯 인구를 바라보았다.

 『오후 1시10분에 오전상학(학습)이 끝나면 그때부터 오후 2시까지 50분간 점심시간입네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오후 2시30분까지 30분간 조준연습을 합네다. 하루에 30분씩 점심식사 후 실시되는 조준연습은 축소거리(10m)와 실제거리(100∼800m)에서의 지상목표와 공중목표에 대하여 서서사격, 꿇어사격, 앉아사격을 연습합네다.

 오후 2시30분에 조준연습이 끝나면 4시까지 90분간 무기 및 전투 기술 기재 청소가 실시됩네다. 공화국에서는 갱도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구분대(區分隊 : 중대 및 독립소대를 뜻하는 말)들이 많기 때문에 무기 기재 보관상태나 관리 면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네다. 기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이나 결함들은 분대장의 지시와 감독 아래 대부분 무기청소시간에 해결합네다. 훈련에 지친 하전사들"게는 무기청소시간이 고통스럽기 짝이 없지만 모두들 분대장의 지시에 따라 자기가 사용하는 무기를 분해해 구석구석 청소하고, 또 기름걸레로 반들반들하게 닦은 뒤 다시 결합해 검열을 받습네다. 기러고는 오후 상학에 들어갑네다.

 오후 상학은 4시부터 6시50분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됩네다. 기러고 난 뒤 오후 7시부터 40분간 저녁식사를 하고, 식사가 끝나면 7시40분터 8시30분까지 50분간 복습이 실시됩네다. 이 복습시간에는 그날 배운 훈련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료해를 해야만 잠자리에 누울 수가 있습네다. 다음날 상학준비도 이 복습시간에 다 해야 합네다.

 복습이 끝나면 10분간 쉬었다가 8시40분부터 40분간 군중문화오락이 진행됩네다. 이 군중문화오락시간에는 통상 인민무력부 총정"국에서 정해놓은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넵네다. 군중문화오락책임자의 진행에 맞춰 다같이 합창을 하는데, 지정곡으로는 「그이는 우리의 사령관」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 「우리는 친위대 돌격대」 「남산의 저 푸른 소나무」 「위대한 수령님의 만수무강을 삼가 축원합니다』 등 20여 곡이 있습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