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떠나는 경기지역 단풍 여행
 한가위가 지나고, 며칠간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제법 가을 날씨가 느껴진다.
 기상청은 올 단풍이 예년에 비해 5∼6일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9월28일 금강산에 첫 단풍이 든 이후 30일 설악산을 울긋불긋 물들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악산의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는 10월20일.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10월23일쯤 시작, 11월6일쯤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단풍은 10월10일을 전후로 시작, 10월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단풍여행을 일정을 짤 수 있도록 경기도내 단풍 여행지를 소개한다.
 
 ▲소요산
 동두천시와 포천군 산북면에 있는 해발 587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그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경기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산세가 별로 험하지 않은데다, 수목과 계곡, 폭포,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어 단풍구경을 겸한 가족나들이에 제격이다.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이루는 봄철도 그러려니와 가을 단풍철이 되면 북한산과 함께 수도권 시민들의 하루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다.
 원효대사가 수도했던 곳이어서 불교유적지로도 이름이 높다. 원효대와 높이가 10m나 되는 원효폭포가 있다. 소담스러우면서도 앙증맞은 청량폭포도 볼거리 중 하나다. 자재암의 일주문 안쪽과 추차장 뒤쪽에 약수가 있어 등산객들의 갈증을 달래주기도 한다.
 주차장에서 시작해 일주문, 백운대, 나한대 의상대로 이어지는 등산코스(약 3시간30분)가 단풍을 즐기기에 적합한 코스다. 원효대사가 원효대에 좌정하고 고행수도 하였으나 도를 얻지 못해 투신자살하려는 순간에 이르러 도를 통할 수 있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동두천시는 오는 10월22일과 23일 이틀간 소요산 일대에서 ‘소요단풍 문화제’를 연다. 단풍천연염색 등 체험프로그램과 국악한마당, 퓨전산사음악회가 이 기간 단풍 나들이객을 맞이한다.
 ▲남한산성
 광주시에 있는 남한산성은 주봉인 청량산(497.9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연주봉(467.6m), 동쪽으로 망월봉(502m)과 벌봉(515m), 남쪽으로 몇 개의 봉우리를 연결하여 쌓은 산성이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아 삼국시대 이래 우리나라 요충지로 기능해온 곳이다. 성벽의 외부는 급경사를 이루는데 비해 성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평균고도 350m 내외의 넓은 구릉성 분지를 이루고 있다.
 수도권 최대의 자연 소나무 생태계를 보존하는 자연휴양림으로도 유명하지만 가을이면 남한산성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흘러가는 단풍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역사 탐방을 겸함 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다.
 ▲명지산
 가평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는, 높이 1천267m의 산이다. 산이 크고 계곡도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기 다른 멋을 자랑하고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봄엔 진달래, 여름엔 시원한 계곡,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며 능선에 핀 설화가 장관을 이룬다.
 가을 단풍은 익근리 계곡에서 승천사, 명지폭포로 이어지는 구간이 유명하다. ‘작은 천불동 계곡’으로 불릴 정도로 너른 암반과 소가 널려 있고, 주변에 단풍나무가 많다.
 명지산 주변 산군 중 해발이 매우 높아 등산을 겸한(대략 5시30분 소요) 단풍 나들이에 제격이다. 정상에 오르면, 계곡 아래를 펼쳐진 장관이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한다. 등산은 명지산 서쪽의 상판리에서 정상에 올라 동쪽인 익근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초보자들도 찾기에 무리 없는 산이다.
 ▲청평자연휴양림
 단풍 여행도 좋지만 수많은 인파와 교통체증이 떠오르면 지레 겁을 먹기 마련이다. 북적이는 가을 단풍을 피하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곳이 바로 자연휴양림이다.
 자연휴양림은 높은 산과 울창한 숲,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새들과 함께 하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할 수 있어 더 좋다..
 가평군에 위치한 청평자연휴양림은 청정한 약수물을 마시며 여유롭게 산책도 겸할 수 있다. 울긋불긋 가을 단풍 사이로 맑고 푸른 청평 호반을 바라보며 유유자적 도심의 찌든 때를 벗겨볼 수 있다.
 ▲그 밖에
 양평 용문산의 용문사에는 천 백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단풍철만 되면 노란빛에 감싸인다. 정상에서 뻗어 내린 수많은 바위들 사이로 난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청명한 물과 단풍의 빛깔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포천군 화현면과 가평군 하면을 경계짓는 운악산의 단풍은 붉은 색 대신 노란색과 갈색이 압도적인 것이 특징이다. 대원사 주차장을 통해 산길로 막 접어들면 단풍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어느새 붉은 기운에 취해 걸을 때 쯤이면 세상은 노란색으로 물들어 버린다. 중부지방 5대 악산으로 꼽히는 곳이라 길이 무척 험하다.
 명성사는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군의 경계에 있다. 산자락의 산정호수와 줄지어 늘어선 암릉과 암벽, 억새밭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곳이다. 산세가 아름다우면서도 코스가 가파르지 않아, 붉게 물든 능선을 따라 초보자도 큰 무리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김주희기자 blog.itimes.co.kr/kimjuhee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