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휴가철이다.
 더위를 피해 바다로 강으로 산으로 떠났던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했다. 피서지에서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길 때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쫓겨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고 여름 휴가를 반납할 수도 없는 노릇. 늦더위도 대비해야 하지만 큰 맘 먹고 멀리 떠나기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가까운 거리 하루 반나절 시간을 들여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고민을 해결해본다.
 
 인천의 송도유원지는 워낙 잘 알려진 곳이라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다.
 바다를 매우고 인공적으로 만든 해수욕장이다. 해안 자연 해수욕장보다 시원한 맛은 덜 하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예전부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지상 60m높이의 허니문카(대관람차)를 비롯해 목마에서부터 뮤직익스프레스, 다카타 범퍼카, 비룡열차 등을 갖추고 있는 놀이랜드가 있다. 초보 골퍼를 위한 미니골프장과 천연염색시설, 국악기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자연 풀장에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물썰매장이 있다. 어른용은 길이만 150m에 이른다.
 자동차 극장에선 18일부터 영화 ‘천군’을 상영하고, 25일부터는 ‘아일랜드’가 이어진다.
 입장권은 8월까지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500원, 노인·어린이는 2천500원. 풀장이용권은 입장료를 포함해 7천∼4천원이고, 물썰매장권은 1만2천∼9천원이다.☎(032)832-0011
 수영장과 물썰매장은 21일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늦장부리다간 이 마저도 노칠 수 있다. 그 밖의 시설은 이후에도 이용가능하다.
 송도 유원지 주변에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송암미술관, 가스과학관 등 다른 볼거리도 많다.
 인천대공원 물썰매장은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다. 성인들이 이용하는 비탈면의 길이는 180m에 이른다. 청소년 120m, 유아용 50m 등 3개의 비탈면이 있다. 썰매장 옆에는 야외 수영장이 들어서 있다.
 물놀이와 함께 동물원과 식물원, 생태전시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한나절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입장료는 어른 7천원, 청소년 5천원, 어린이 4천원. 역시 21일까지 운영한다.☎(032)466-5882∼3
 서구 물썰매장은 서부경찰서 뒷편 서곶근린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길이 125m 비탈면이 있다. ☎(032)560-4945
 물놀이도 좋지만 물을 느끼고 체험하며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물썰매장은 21일 전후로 문을 닫지만, 체험학습시설은 연중 무휴라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소래 포구에 자리잡은 해양생태공원엔 갯벌체험장과 생태학습관 등이 들어서 있다.
 생태공원에서는 70년대까지 전국 제일의 천일염을 생산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군데군데 소금창고가 있다. 소금을 생산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알아볼 수 있고,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주어진다.
 염전학습장은 1만4천평 규모로 바닷물을 모아놓고, 바닷물이 소금으로 변하는 과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수차도 굴려보고, 인부들이 소금을 긁어모으는 장면도 볼 수 있다.
 1㎞에 달하는 해양생태관찰데크에서 염생 식물이나 갯가 식물을 관찰 할 수 있다.
 해양생태공원을 둘러본 뒤 소래포구에 들러 조개구이나 싱싱한 횟감을 즐기는 하루 코스로도 충분히 휴가기분을 낼 수 있다. ☎(032)453-2670
 조금 멀리 떠나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영흥도에는 해양수산체험학습관이 있다. 흠이라면 개인관람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단체로 이용할 수 있다.
 해양수산체험학습관은 인천시 수상종묘배양연구소에 운영한다. 인천 앞 바다에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또 갯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려준다.
 특수 안경을 끼고 입체 에니메이션 ‘바다이야기’를 감상하고, 학습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인천의 바다와 관련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동죽이나 소라, 골뱅이 등을 직접 만져 볼 수 있고, 불가사리, 숭어, 소라, 박하지 등 바다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등 오감체험이 가능하다. ☎(032)883-0398
 시원한 계곡을 찾고 싶다면 강화도 마니산 서쪽 기슭에 길게 펼쳐진 함허동천에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선조 마시산에 정수사를 중수한 승려 기화의 당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 이름 붙였다. 계곡의 너럭바위에는 함허대사가 썼다는 ‘涵虛洞天(함허동천)’ 네 글자가 남아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란 뜻이다.
 빼어난 산세를 끼고 거대한 너럭바위를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시원한 계곡물에 수박을 담궈뒀다 쪼개 먹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마니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길에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계곡 아래에는 야영장이 있다. 체력단련장과 극기훈련장, 팔각정, 샤워장 등 각종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돌담을 두른 주변의 초가에서 민박도 할 수 있다. 야영장 입장료는 어른 1천5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시설 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으나 마니산 참성단까지 올가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거대한 화강암석을 밟고 참성단에서 정수사로 향하는 마루금은 일대 장관을 이룬다.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8년(639)에 회정선사가 마니산의 참성단을 참배한 후 이곳 지형을 보고 불자가 가히 삼매 정수할 곳이라 하여 세운 절이다. 그 후 함허대사가 절을 중수한 후 법당 서쪽의 맑은 물을 발견하고 ‘정수(淨水)’로 바꿨다. /김주희기자 blog.itimes.co.kr/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