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소식이 남녘에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올해는 이상기온 탓에 꽃 피는 시기가 늦춰져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초초하게 만든다.본격적인 꽃 구경 소식을 전하는 벚꽃도 예년에 비해 5일정도 늦게 필 것으로 보인다.
 인천 등 중부지방의 경우, 벚꽃은 4월16일을 전후로 그 자태를 드러낼 전망이다.
 이 때쯤이면 멀리 남쪽으로 꽃구경 가는 사람들도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게 되는데, 멀리 떠나지 않고도 무리지어 아름답게 피는 봄 꽃을 볼 만한 곳이 도심 속에도 있다.
 워낙 녹지대가 적어 온통 회색빛 뿐인 인천에도 여기저기 가볼 만한 곳이 있다. 인천대공원과 자유공원 등 잘 알려진 곳에서 남동구 배 재배단지와 인천대학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삭막한 회색도시를 아름답게 꾸며줄 꽃님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남동배 재배단지
 남동구청에서 구 소래포구로 가는 길을 따라가면 언뜻 도시를 멀리 떠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 들곤 한다.
 이 곳 과일 중 유명한 것이 시원한 단맛을 자랑하는 배. 남동배 재배단지가 곳곳에 조성돼 있는데, 4월20일경이면 작고 하얀 배꽃이 만개한다. 때 아닌 눈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인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란다.
 남동구청에서 수산동쪽으로 달리다 오른편으로 남동정수펌프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가다보면 하얀 배 밭이 눈에 들어온다. 배밭을 눈밭으로 착각할 정도로 온 세상이 하얗다.
 그늘진 곳에 자리잡고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가 쏠쏠할 터. 마을 주변 순두부에 막걸리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식당들도 있다. 또 닭이나 오리 요리도 먹을 수 있다.
 배밭 주인들과 말만 잘 나누면 밭에 들어가 배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예쁘다고 나무가지를 꺾거나 꽃을 따면 올 농사를 망치니 주의해야 한다. 또하나 봄철 불이 나기 쉬우니 취사행위도 금물이다.
 배밭은 수산동과 서창동 등지에 넓게 형성돼 있다. 참고로 배꽃이 지면 농가에서는 실한 열매를 고르는 ‘속과’ 작업을 하는데, 이 때(5월중순경) 일손돕기에 참여할 수 있다. 남동농협(☎032-467-1975)이 일손이 필요한 농가와 연결시켜준다.
 ▲가현산
 서구 검단에서 김포로 가는 길에 있는 가현산. 해발 215m로 야트막한 언덕을 연상하게 한다. 등산로라기 보다 산책로로 정상 부근 진달래 군락지가 아름답다.
 주민들이 가현산 사랑회를 조직해 어느 국립공원 못지 않게 잘 정비해 두었다. 정상 표지석을 지나 조금 가면 도로가 나온다.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 15분 정도 내려가면 약수터로 유명한 조그만 산사 ‘묘각사’가 있다. 용궁과 약수 용궁이 그것인데, 부처를 모신 조그만 전각 아래 약수가 있고 전자는 부처 한 분, 후자는 부처 세 분을 모셨다.
 알아두어여 할 것은 정상 표지석이 정상에 서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현산 정상은 군부대 출입금지구역이다.
 ▲자유공원
 우리나라 초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16일부터 이틀간 ‘차이나타운 벚꽃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한·중 문화관 개관 기념식에 맞춰 벚꽃축제를 연다.
 자유공원 일대를 하얗게 수놓을 벚꽃 나무 아래서 첫째날에는 중국 예술단 공연과 치파오·한복 패션쇼, 밸리댄스, 현악 협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됐다.
 둘째날에도 중국 용춤·사자춤 공연, 북한 예술단 공연(백두한라예술단), 유진박 전자바이올린 연주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인천대공원
 다른 어느곳보다 다양한 종류의 꽃을 만나볼 수 있다. 인천대공원에서도 16일부터 벚꽃축제를 여는데, 이상기온으로 벚꽃 개화시기가 늦춰져 당초 계획보다 미뤘다. 기간은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이다.
 16·17일 이틀동안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풍물놀이 퍼레이드, 황비홍 사자춤 및 전통무술 공연, 시립무용단 공연, 개막식, 벚꽃콘서트, 군악대 퍼레이드, 특공무술 및 태권도 시범공연, 마술쇼, 어린이 인형극 ‘바보와 도깨비’ 벚꽃장기자랑 및 레크레이션 등이 진행된다.
 축제기간 대공원 후문에서 행사장까지 감춰진 보물쪽지를 찾아가면,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인천대공원의 장점은 벚꽃이외에도 반발한 진달래, 개나리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 6월에는 장미꽃이 행락객을 유혹한다.
 ▲인천대 운동장
 구 선인재단 단지도 봄이되면 꽃 세상이 된다. 특히 인천대 운동장은 울긋불긋 자연 그대로의 꽃밭이 조성돼 있어 보는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사람 손이 덜 타 군락을 이룬 노란 개나리와 분홍 빛 진달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이맘때면 각종 행사가 인천대 운동장에서 열린다. 김밥 도시락 싸들고 봄날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기에 금상첨화다.
 시립화이후 조성한 대학내 중앙공원에 조성한 벚꽃길도 이젠 아름다운 자태를 제법 뽐낸다.
 ▲송도신도시 해안도로
 5월중순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잿빛 바다에 노란 물결이 출렁이는 모습을 감상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내 유채꽃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3월중순 아파트 단지 앞 해안가 5만9천여평에 유채꽃씨를 파종했다.
 5월20일경이면 유채꽃밭이 노랑게 물들게 되는데, 승기하수처리장 앞, 송도 1교와 2교 사이 약 1.2㎞ 구간(폭 70여m)이다. 유채꽃은 6월초순까지 핀다.
 ▲연수도서관길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연수구에 덕수궁 돌담길 버금가는 데이트 코스가 있다.
 적십자 병원에서 연수도서관을 거쳐 배수지로 이어지는 도로가 4월중순이면 하얀 벚꽃으로 물들게 된다. 봄 햇살아래 떨어지는 꽃잎을 맞으며 산책하기에 좋다.
 이밖에도 서구 인천정유와 강화 외포리, 월미산 등지에서도 벚꽃과 진달래, 철쭉 등 꽃 구경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