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춤으로 알려진 밸리댄스는 최근 우리나라에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 살빼기 운동으로 인기가 높다.
 터키에 가면 한번 밸리댄스를 관람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스탄불에 있는 오리엔트하우스는 국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터키 전통민속공연장이다. 평일에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70달러의 입장료를 내면 터키 맥주 2잔과 함께 전통춤을 2시간여 동안 감상할 수 있다.
 각 테이블마다 손님들의 나라별 국기를 꽃아 놓는게 이 업소의 특징이다. 한국관광객들에게는 여기서도 월드컵 이후 생겨난 ‘대∼한민국’을 큰 소리로 외쳐준다. 무대 호응도가 낮고 소극적인 한국사람들은 그래야 흥이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첫 무대는 흰색의 긴 드레스에 고깔 모자를 쓴 남자 무용수가 나와 ‘쉐마’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왼발을 축으로 하염없이 빙빙도는 이 춤은 신과 영혼을 교감하기 위한 춤이란다.
 이어 터키 전통결혼식과 민요 등이 펼쳐지고, 지루해지기 시작할 무렵 기다리던 밸리댄서가 등장한다. 배꼽을 훤히 내놓고 허리를 돌리며 관능적인 춤을 추는 댄서의 몸짓에 객석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금세 실망하게 된다. 전체 공연시간중 밸리댄스는 15분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명의 댄서가 무대 간간이 출연하는게 고작이다. 나머지 시간에 보여주는 이곳 전통춤과 음악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서 인지 좀 따분한 느낌이다.
 출연한 밸리댄서가운데는 작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초청공연을 펼친 사람도 끼어 있다고 현지 가이드가 귀띔해 준다.
 최근 터키 밸리댄스는 정통성과 예술성에서 벗어나 외설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추었던 과거 풍만한 여인대신, 러시아 등지에서 날씬한 몸매의 댄서들이 대거 유입돼 에로틱한 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들은 정통으로 춤을 배우지 않고 속성으로 배워 파격적인 행동과 아슬아슬한 무대의상으로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결국 돈벌이를 위해 수천년 이어져 온 터키 전통춤 조차 변형되고 있는 셈이다. /백종환기자(블로그) k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