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우는 사연(7)

 윤명희가 오늘 아침 왜 저럴까?

 인화는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말을 건넸다.

 『너네 작업반에는 감기 환자 없네?』

 『말도 마. 감기 고열환자가 어제 밤에도 3명이나 생겨 방에 누워 있어. 너네 작업반은?』

 윤명희가 근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인화는 31작업반도 감기환자 3명에다 부상자가 2명이나 발생했다고 말하며 윤명희를 위로해 주었다. 윤명희는 그 정도 같으면 자신은 걱정도 않겠다며 제32작업반은 감기 고열 환자만도 7명이나 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거기다 논둑에서 넘어져 팔을 삔 학생 2명에다 유리와 못에 찔려 무논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이 3명이나 된다며 32작업반이 이번 모내기전투 경쟁에서 꼴찌를 할 것 같다고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인화는 윤명희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너무 걱정 말라. 우리 어머니가 군 인민병원에 복무하는데 오늘 오후나 내일쯤 이곳으로 진료를 나온다고 했어. 그때 우리 어머니한테 말해 내가 줄께. 너네 작업반도 진료 잘 해 달라고.』

 『고맙다, 인화야!』

 윤명희가 인화의 손을 꼭 잡으며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보였다.

 『그래. 어서 들어가자.』

 인화는 윤명희와 같이 선전교양실로 들어갔다. 협동농장 책임지도원과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담화하고 있던 학생규찰대 지도교원이 담화탁자 앞으로 학생대표들을 불러모았다.

 『날래 오라. 전투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 줄 테니까니 각 작업반 학생대표들은 자기 반 학생들 교양에 열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도교원은 으흠으흠 목소리를 가다듬다 협동농장 책임지도원과 선전교양실 방송원도 들어보라는 듯 근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동무들도 있겠지만 어제 밤 인근 우당리협동농장 관리위원장 딸이 낙원군 중기계공장 청년돌격대원들의 악질적 반당 행위로 몸을 다쳐 인사불성이 되어 있다. 또 낙원군 고등기술전문학교 3학년 송영기 군은 심야에 청년돌격대원들에게 모두매(집단 구타)를 맞고 쓰러져 군 인민병원으로 실려갔다. 안전부 감찰과 일꾼들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곧 밝혀지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러분들이 깊이 생각하여야 할 점은 우당리협동농장에서 발생한 사건이 중당리협동농장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단 마디로 말해 이 마을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사건 사고인 것이다. 학교측에서는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전달한다. 학생대표들은 내 말을 잘 듣고 자기 반 학생들 교양에 신경 써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