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갑자원(감독·야마구치 구다이)
 “제 영화는 절대 복잡하지 않습니다. 매우 단순합니다. 아마 영화를 보는 동안 웃으실 것이고 영화가 끝나면 영화에 대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부천을 방문한 야마구치 유다이 감독은 복사골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기전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아주 자신만만하게. 영화는 정말 그의 말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한 폭소를 자아낸다.
 갑자원 토너먼트는 고등학교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한번 쯤 참가해 보고 싶어하는 꿈의 구장 갑자원에서의 야구시합이다. 세이도 고교와 게이 고교의 야구팀은 갑자원 토너먼트에 참가하고 싶어 애를 태운다. 평범한 선수들이 모여있는 세이도 고교에 비해 게이 고교는 엽기적인 선수들이 뛰고있는 ‘공포의 구단’이다. 게이 고교와 맞붙은 세이도 고교 선수들은 목과 팔이 잘린 채로 참패한다.
 ‘지옥갑자원’은 코미디와 호러적인 요소가 적절히 뒤섞여 일본특유의 페이소스를 잘 드러낸 차라리 ‘시원한’ 영화다. 어설픈 예술성으로 위장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대중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그냥 웃음만 터져 나온다.
 야마구치 감독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열광했을법한 실제 고교야구시합인 갑자원 토너먼트를 완전한 가상의 내용으로 바꿔 버렸다.
 이 영화의 성공요인은 기괴한 캐릭터들과 그들이 펼치는 엽기적인 액션, 만화처럼 황당무개한 내러티브에 있다. 
 페어플레이를 해야 할 경기장에서는 온갖 비열한 전략과 전술이 난무한다. 경기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며 선수들은 야전병원의 상이군인들이 나와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다 뜬금없는 엑스트라들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쉬지 않고 판타지의 세계를 펼쳐낸다. <김진국기자>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