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전투(24)

 이어서 정치부 교장은, 『여러분들은 혁명의 전사로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신년사를 통해 밝히신 800만톤 알곡고지 점령을 위한 사업도 넉근히 마쳐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같이 김혁ㆍ차광수를 비롯한 청년 공산주의자들의 숭고한 모범을 본받아 당과 수령을 높이 받들고, 열렬히 따르며, 견결히 옹호 보위하는 혁명정신으로 이번 모내기전투도 성과적(성공적)으로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그 날을 위해서 우리 다같이 큰 목소리로 결의합시다』하며 전체 학생들을 향해 먼저 손을 들었다.

 학생들은 정치부 교장을 향해 손바닥을 보이며 맨 앞에 선 선전선동원의 선창을 따라 아우성치듯 외쳤다.

 『우리는 친애하는 아버지 김일성 원수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은혜로운 품속에서 태어난 영광스러운 새세대이다. 우리들은 아버지 원수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따사로운 품속에서 태어나 세상에 부러움없이 자라는 끝없는 기쁨과 행복을 안고 오직 아버지 원수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만을 믿고 따르는 영원한 해바라기가 되어 아버지 원수님이 금년도 신년사를 통해 밝히신 800만톤 알곡고지 점령을 위한 사업도 앞장서 완수해 나가겠습니다.』

 학생들의 맹세가 끝나자 학교 운동장 옆에 서 있던 화물차 위에서 기동선전대가 힘찬 행진곡을 내보냈다. 기동선전대는 「전당 전군 전민이 농촌을 힘있게 지원하자!」라는 플래카드와 노랑ㆍ파랑ㆍ빨강색으로 채색된 3색기를 흔들며 앞으로 나왔다.

 결의모임을 마친 학생들은 지도교원의 지시에 따라 대기하고 있는 화물차 위로 올라탔다. 교문 앞에 도열해 있던 1ㆍ2ㆍ3학년생들이 손뼉을 치며 마중했다. 화물차 위에 올라탄 4ㆍ5학년생들은 무슨 전쟁터에라도 나가는 듯 비장한 표정이 되어 손을 흔들어 주며 지도교원이 지정해 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화물차가 지나가는 학교 앞 큰 도로는 갑자기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파도처럼 번져갔다. 기동선전대의 북소리와 관악기 소리에 맞춰 울려 퍼지는 학생들의 힘찬 노래 소리는 은혜읍의 마을과 도로를 휩쓸고 지나갔다. 뽀오얀 흙먼지가 돌개바람처럼 흩날렸고, 읍내는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파묻히는 듯했다. 놀란 개들이 도로까지 쫓아 나와 컹컹 짖어댔고, 길가는 행인들도 도로 옆으로 비켜서며 비장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화물차는 2시간 후에 중당리 협동농장에 도착했다. 협동농장 관리위원회 위원장, 리(里) 당 비서(里長), 분주소장(파출소장), 농기계관리소 지도일꾼, 인민반장, 작업반장, 선전교양실 지도원 등 중당리를 이끌어 가는 당 기관과 행정기관, 그리고 공안기관의 지도자급 일꾼들이 완장을 끼고 마을 입구까지 나와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생들을 실은 화물차는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