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학 안양열병합발전소환경평가재검증위원회 대표위원
"에너지 가동률 높을 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재측정해야" 증설공사 반대

"평촌주민의 건강을 볼모로 하는 안양열병합발전소의 증설을 반대합니다. 우선, 사전환경영향평가를 믿을 수 없습니다. 4계절 측정했다고 하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아 발전가동률이 높은 여름철과 겨울철 성수기를 교묘하게 비켜 갔습니다. 증설공사의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유서학(62) 안양열병합발전소환경평가재검증위원회 대표위원은 안양열병합발전소 증설 반대 활동을 4년째 지속해서 벌이고 있다.

그는 평촌신도시 같은 인구밀집지역에 초대형 발전소를 증설하면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할 것이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리고 환경영향평가의 모순을 발견하고,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대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행동으로 옮겼다.

발전소 증설이 가져올 문제점을 주변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알리면서 평범한 회사원에서 어느날 시민환경활동가로 변신한 것이다.

유 대표위원은 "화력발전소라는 특성상 겨울철 난방공급 최고점 기간과 여름철 전력 수요가 많은 기간에 터빈가동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연소량 대비 질소산화물 배출량과 농도가 비수기 대비 많은 차이가 발생하는데도 대기질 측정을 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며 "이에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하자고 4년여간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양열병합발전소가 집단에너지사업체인 민간기업 GS파워㈜가 운영하면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변질됐다"며 "인구 밀집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사전환경영향평가서에 일부 특정인의 의견만 반영하고, 주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양열병합발전소(안양시 동안구 부림로 100)는 1992년 평촌신도시에 난방공급을 목적으로 전기 470㎿와 열 519Gcal/h를 생산, 안양과 군포, 과천, 의왕지역에 열을 공급하고 있다. 2000년 9월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시설과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공급 시설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GS파워는 기존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증설하는 개체사업을 2015년부터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기생산량이 기존 시설의 2배인 935㎿로 늘어난다. 공급가구는 안양·군포·의왕·과천·시흥 등 5개 시 17만8000가구에 달한다.

"안양 시민들은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는데, 추가 생산된 에너지를 다른 지역에 팔겠다는 증설은 마땅히 중단돼야 한다."

유 대표위원을 중심으로 열병합발전소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민선7기 더불어민주당 최대호 안양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채택되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안양시가 (GS파워 환경영향평가 관련)민·관·전문가 합동검증위원회 구성, 대기환경오염물질측정장비 설치를 약속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대기환경을 측정할 수 있는 대기환경측정장비를 구입해 시민검증위원들이 원하는 지역과 장소에서 열병합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다시 검증하려는 것이다.

유 대표위원은 "안양시장이 화력발전소 위험성과 안전성 더 나아가 향후 예견되는 시민들의 건강권과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공감했기에 현재 안양시 훈령으로 사후환경영향조사 검증위원회가 구성됐다"며 "검증 결과, 유해성이 없다면 증설 반대를 철회할 것이지만, 법적허용 기준치 이내일지라도 건강이 염려스러운만큼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