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편의성·골목상권 살리기 '두마리 토끼' 잡았다
▲ 지난 4월 25일 소상공인과 공무원들이 경기지역화폐를 홍보하기 위해 '길거리 캠페인'을 열고, 의정부 전통시장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인센티브·소득공제 '큰 혜택'...취급 가맹점도 생각보다 많아...사용해본 시민 대부분 호의적
연매출 10억이상 가맹점 검색.지류형 이용매장 한정 등 단점도



두 달 만에 발행액 1000억원을 넘긴 경기지역화폐. 골목상권을 살리고, 사용자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던 경기지역화폐가 발행 100일을 넘겼다.

지난 16일 '경기지역화폐' 앱을 다운받아 지역화폐를 신청해보니 발급은 어렵지 않았다. 카드는 수령지를 입력한 곳으로 배송되고, 은행 계좌를 연결해 원하는 금액(최소 1만원)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었다. 단, 카드한도는 지역별로 월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카드를 충전할 때 운이 좋게 추가 인센티브 지급 기간이었다. 평소 6%를 추가로 받을 수 있지만, 오는 31일까지 10%의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충전한 금액은 5만원이었으나 은행 계좌에서는 단 4만5000원이 출금됐다.

카드를 사용하기에 앞서 지역화폐 가맹점이 적다는 후기가 많아 걱정됐지만 지역화폐를 취급하는 가맹점은 생각보다 많았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해당 시군을 선택하고 매장명란에 '카페'를 검색해보니 9페이지가량의 가맹점들이 있었다.

카페에서 음료를 결제할 때에는 일반 카드를 이용하는 느낌이었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연 10억 이상 매출 가맹점, 대형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제외하고는 지역 내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결제 후에는 앱을 통해 할인받은 금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날에는 음식점에서 경기지역화폐 카드를 사용했다. 결제 시 업주에게 경기지역화폐 카드로 결제하는 이들이 많은지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손님이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지 유심히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역화폐를 사용해본 시민들은 대부분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파주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모(34)씨에게 경기지역화폐에 관해 묻자 "올해 산후조리비로 50만원을 받게 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직접 사용해보니 일반 카드와 다를 게 없어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매장이 연 매출 10억 이상의 가맹점일 수도 있어 사용 전 일일이 (가맹점을) 검색해봐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파주시민 박모(34)씨는 지인을 통해 경기지역화폐를 알게 돼 지난주 경기지역화폐 앱을 통해 40만원을 충전했다고 한다. 36만원이 통장에서 출금돼 총 4만원의 혜택을 본 셈이다.

박씨는 "파주의 경우 7월 말까지 10%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큰 금액을 충전해봤는데, 공짜 돈이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충전한 카드로 동네에서 옷도 사고 신발도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영수증을 처리하기 위해서 번거롭게 매장에 요청하지 않고도 앱을 통해 신청하면 자동으로 소득공제가 된다고 하니까 편리하다"며 "하지만 아직도 카드 결제라고 싫어하는 사장님들이 있어 그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충전 시 소비자가 추가로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어 상인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대로 경기지역화폐를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성남시민 이모(26)씨는 지류형(상품권 형태) 지역화폐 '성남사랑상품권'을 선호한다. 평소 카드보다 현금을 자주 사용하고 있어 직접 눈에 보이는 상품권 형태가 익숙하기 때문이다.

또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에 재직하던 시절 청년기본수당의 혜택을 상품권으로 받았는데, 이 영향으로 지금까지 지류형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상품권의 경우 카드와 달리 지류형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이용 가능한 매장이 매우 한정적"이라며 "지류형을 선호하는 시민들을 위해서 지류형 가맹점을 좀 더 늘려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지역화폐가 도민들에게 좋게 평가가 되는 것은 긍정적인 징조"라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 경기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경제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채은 수습기자 kce@incheonilbo.com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 위한 '대안화폐' … 지류·카드·모바일형 발행

경기지역화폐가 지난 4월 1일 본격 신호탄을 울리며 31개 시군에 모두 발행했다.

경기지역화폐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활성화이다. 소상공인의 소득증가를 도모해 지역경제 발전을 돕고 도민 복리 증진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지역화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연 매출액 10억이 넘는 상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경기지역화폐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는 기본 6% 추가(또는 할인) 혜택을 받고, 현금영수증 발행과 3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가맹점은 지역 내 소비자 방문 증가로 실질적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고, 신용카드 대비 수수료 0.3% 절감을 받을 수 있다. 가맹 수수료는 따로 없다.

지역화폐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으로 나뉜다.

정책발행은 청년(도내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과 출산가정(도에 1년 이상 거주한 출산가정)에 지급되며 청년에게는 연 100만원, 출산가정엔 출생아 1인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일반발행은 지역 주민 누구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경기지역화폐 종류는 각 시군에서 선정하는 구조이며 지류형(종이형), 카드형, 모바일형으로 다양하다.

지류형은 종이화폐로 시군별로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등 다양하게 구입하고 지역화폐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지류형을 도입한 시군은 성남, 평택, 의왕, 포천, 안양, 시흥, 가평, 과천, 안산이다.

카드형은 충전식 체크카드로 모바일앱이나 가까운 은행(농협은행)을 통해 충전해 체크카드 가맹점(연 매출 10억 미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드형은 성남, 시흥, 김포를 제외한 28개 시군에서 도입했다.

모바일형은 스마트폰의 바코드, QR코드를 활용해 결제하는 방법으로 성남, 시흥, 김포에서 시행 중이다.

/김채은 수습기자 k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