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 대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 멧돼지가 산속으로 숨어버릴 수 있어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 대표(현 도드람양돈협동조합동물병원 원장)는 6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현규 대표는 지난 2일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을 근거로 들며 야생 멧돼지에 대한 전면 수색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 멧돼지가 산속으로 숨어버리면 순식간에 국내 전역으로 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현규 대표는 "DMZ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서 "많은 양돈 전문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DMZ 철책을 뚫고 넘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방역당국은 모든 상황을 대비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강화군에서 북한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이는 멧돼지들이 발견되면서 야생 멧돼지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에서 남으로 전파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설득력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 대표는 경기도와 방역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 멧돼지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현규 대표는 '이동차량' 으로 인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졌다고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 소재 돼지농장에 출입한 분변·사료·가축 운반 차량의 이동 경로를 보면 123개 농가와 역학관계에 있다"며 "이 점을 미루어 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원인 중 하나로 이동 차량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정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을 방문한 차량은 다른 농장을 방문하면 한 번 더 소독하고 갈 수 있도록 하고 되도록 직간접적인 접촉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스페인을 예시로 들며 대대적인 살처분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은 1960년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로 바이러스 근절에 성공한 나라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해 살처분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했다.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혈청 미리 살피고 발생농장과 함께 감염이 의심되는 농장의 돼지를 잡아내 모두 살처분했다.
정 대표는 "현재 경기도와 방역당국은 초동대처를 충실히 잘 이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방 차원에서 스페인과 같은 방법을 통해 살처분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은 기자 kc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