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속 침전물이 원인 추정…최계운 인천대 교수 '재발 가능성' 지적

인천 서구지역에 붉은 수돗물(적수)이 공급되는 문제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노후 수도관을 면밀히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적수 사태의 원인이 수도관 안에 있던 침전물이 수돗물과 섞이며 공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앞으로 수도관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는다면 제2의 적수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1658억원을 들여 지역 내 노후 수도관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5년 주기로 '상수도관망기술진단 용역'을 실시한 뒤 노후 수도관 정비 계획을 세우고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수도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인천에 있는 총 6848㎞의 수도관을 순차적으로 정비하기로 하고 올해는 270㎞의 수도관을 정비할 계획이다.

수도관 정비는 오래된 수도관을 교체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수도관을 없애는 등의 작업을 말한다.

문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도관 정비에만 1042억원이 투입된 인천에서 수도관 내부 이물질이 포함된 수돗물이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적수 사태가 터졌다는 점이다.

앞서 상수도본부는 지난달 30일 서구 관할 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이 정기 점검에 들어가자, 단수 없이 물을 공급하고자 팔당취수장의 물줄기를 끌어와 서구에 공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안내 등은 없었고 오히려 적수 발생으로 인해 약 8500세대의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선 물을 사용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급식도 제공하지 못했다.

최계운 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인천시는 수도관이 땅 속에 있다는 이유로 관련법에 따라 최소한의 관리만 할 뿐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물 역시 하나의 상품이자 시민에게 제공하는 복지인 만큼 노후 수도관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는다면 제2의 적수 사태는 또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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