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라돈 현장 측정 캠페인'
▲ 21일 '실내공기 라돈 저감 캠페인'을 찾은 한 시민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동네에서 라돈 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김장하다 말고 급하게 뛰어왔어요."

21일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열린 '라돈 현장 측정 캠페인'에서 만난 박모(53·여)씨는 "온수매트를 사용한 남편이 두통을 호소해 찾아오게 됐다"며 "라돈 측정기를 빌리고 싶어 신청도 했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

인천시가 라돈 측정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예약자가 많아 포기하는 시민을 위해 이틀간 찾아가는 라돈 측정에 나섰다. 측정기가 부족해 시민들이 몇 달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예약자가 수천명에 달하고 있어 측정기 추가보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시는 환경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8월부터 시민들에게 라돈 측정기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당초 10개로 시작한 측정기는 신청자가 수백명에 달하자 30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시민들은 하염없이 라돈 측정기 대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라돈 측정기 9대를 보유한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대기자가 1000여명이다. 인천녹색연합 역시 지금 신청하는 시민은 내년 7월쯤에야 빌릴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상황이 이렇자 라돈 측정기를 추가 보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혹여 몇 달째 측정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이 라돈 수치가 높은 침구류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측정기를 빌린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2명 중 43명의 집에서 라돈이 기준치인 4피코큐리(pCi/L) 보다 높게 검출됐다.

캠페인을 찾은 최모(55)씨는 "인구가 300만명이 넘는데 측정기가 30대뿐인 게 말이 되냐"며 "몇 달째 기다리는 시민을 외면하지 말고 발암물질로부터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내년 예산 3000만원을 투입해 지자체에 라돈 측정기 140여대를 나눠줄 계획"이라며 "다음 달 중 간담회를 열어 시민들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