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대륙의 동남쪽 플로리다반도에 거센 황색열풍이 일고 있다.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베로비치의 LA 다저스 캠프에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27)가 올시즌 20승을 기약하며 구슬 땀을 흘리고 있고 서쪽의 해안도시 포트 마이어스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국인 삼총사」 이상훈(29), 조진호(25), 김선우(23)가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4번째 시즌을 맞게 되는 박찬호에게 거는 국내 팬들의 기대는 변함없다.

 박찬호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에서 2이닝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2실점했지만 오히려 컨디션은 최고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 존슨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에이스 캐빈 브라운에 이어 박을 제2선발로 이미 낙점한 상태고 현지 언론들은 시즌 20승을 거둘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대투수 샌디 쿠팩스와 다저스의 맏형 오렐 허샤이저는 캠프기간 내내 마치 「황태자 수업」을 시키듯 훈련을 도와 어느듯 로스앤젤레스 연고구단의 기둥투수로 성장한 박찬호의 위치를 엿보게 했다.

 보수 색채짙은 레드삭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한국인 삼총사」의 올시즌 행보는 박찬호의 투구내용 못지 않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와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 이상훈은 2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특유의 배짱투구로 파워넘치는 타자들과 정면대결을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 문턱을 오르내리며 가슴조였던 조진호는 한층 원숙한 기량으로 팀내 제5선발을 다투고 있고 줄곧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던 김선우는 올 스프링캠프에서 급성장한 기량으로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다.

 박찬호가 출현하기 이전까지 메이저리그는 한국인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무대로 여겨졌지만 올 여름 국내 팬들은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연일 들려오는 승전보에 새벽 잠을 설칠지도 모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