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아티스트 3인 '스페이셜 오딧세이' 장르 선봬
"처음 여인숙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배다리는 역사가 깊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배다리 지역의 한 여인숙에 여장을 풀며 충격을 받았다는 에드 쇼우텐(Edd Schouten·39·네덜란드)은 "배다리는 한국의 과거와 인천의 역사가 잘 살아 있는 곳처럼 느껴진다"며 "이 곳(배다리)에 사는 분들은 타인을 경계하지 않고 화분과 같은 자신의 물건조차 밖으로 내놓고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냄새가 난다는 말이다.
"너무 재밌습니다. 제가 상상하던 고국과는 많이 다르지만 정말 새로운 경험이어서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미국 교포이면서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최희승(35·여) 씨는 "배다리를 통해 고국의 인상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배다리의 정겨운 모습에서 한국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기뻐했다.
에드 쇼우텐, 최희승, 안젤리나 데크(Angelina Deck·여), 이들 세 명은 오는 7~9일 배다리 일대에서 열리는 '2010 배다리문화축전'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스페이셜 오딧세이'(Spati-al Odyssey)라는 예사롭지 않은 장르로 관객들 앞에 선다.
그들의 예술은 말하자면, 공간에 대한 느낌을 즉흥적인 퍼포먼스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예를 들어 이들은 배다리 지역의 한 골목에 서서 낡은 벽돌, 좁은 하늘 등 그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을 느낀 뒤 그 느낌을 그대로 행동으로 발산한다.
스페이셜 오딧세이는 이처럼 시·후·청·미·촉각 등 5감을 통해 특정한 공간을 이해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공연과 설치 작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해 공간의 의미를 육감으로 해석하고 이를 예술로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이들의 공연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배다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지난 4월11일 배다리로 날아온 이 세명의 아티스트들은 매주 목요일 스페이스 빔에서 워크숍과 공연을 가져왔다. 이 프로그램에는 무용이나 연극 등 다른 장르에 있는 예술인들이 동참했다.
"네덜란드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뒤적거리다 우연히 '스페이스 빔'이란 곳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일과 꼭 맞더라구요. 그래서 네덜란드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됐습니다."
최희승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예술과 스페이스 빔이 지향하는 바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에드, 안젤리나 등 친구들과 함께 인천을 찾았다고 설명한다.
'2010 배다리문화축전'은 배다리 책방골목~우각로 일대에서 열린다. 이 기간 책방·사진·영화 잔치가 펼쳐지며 영화잔치와 거리마당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개막식은 7일 오후 3시 스페이스 빔에서 있으며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이렇게 만들어가자'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아벨서점·시가 있는 작은 책길·스페이스 빔·나비날다·카페 낮잠·플레이 캠퍼스·꾸러기 스튜디오가 주관하며, 박상문 곽현숙씨가 조직위원장을, 민운기씨가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032-422-8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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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