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필자는 지난달 우연히 인천지방법원에서 다단계회사 대표의 재판 과정을 지켜 보면서 아직까지도 이렇게 다단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는데 개탄하며 다단계에 대하여 일갈해 볼까 한다.

재판은 결말 없이 다음으로 연기되었고 아수라장 속에 끝났다. 한 여인이 법정 문을 나서면서 분개한 어조로 억울함을 설토하는 것이었다.

필자가 다소곳이 다가가서 위로조로 문의하니 그녀는 친구 꼬임에 빠져 한두 구좌를 넣다보니 일확천금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지라 동산과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팔아 집어넣고 나중엔 집까지 팔고도 모자라 친인척 돈까지 차용해 1년 사이 2억 5천만 원을 넣었는데 하루아침에 회사가 문을 닫고 간부 모두가 도망을 가버려 망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나 여인은 이 회사에 자신과 같이 투자한 사람이 1년 사이 1천여 명에 이르며 금액으로만 1천억이 넘는다고 했다.

실제 이 회사가 이런 방법으로 전국에서 거둬들인 돈이 2조 원을 넘으니 피해자들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 분명하다.

웬만한 사람 치고 거의 한두 번은 다단계 회사에 가 교육도 받고 점심도 얻어먹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하이리빙, 이젠프리, 제이 유 마트, 알즈너, 티투이례 등 적잖은 수의 다단계 회사에 직접 가 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유사 다단계 회사 수는 6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그 피해와 이로 인한 피해자 자살사건 발생도 적지 않다.

실례로 필자가 다니는 성당의 김모 씨는 1년간 교우의 끈질긴 유혹에 빠져 음료수 다단계 회사에 퇴직금과 처갓집 돈을 빌려 3억 원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자 인천 약사암 뒷산에 가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전 인천시장과 전 수협 조합장도 많은 돈을 다단계 회사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주위의 한 여인은 무려 200구좌에 8억 8천만 원을 넣었다가 모두 날리고 현재까지 우울증세로 누워 있기도 하다.

이렇게 수백 개에 이르는 다단계는 친인척, 친구 다 잃고 폐인이 되게 만드는 망국적 사회악이자 사기회사이기에 과감히 고발해 보는 바이다.

발본색원하여 밝은 사회를 구현해야 되겠다.
 
/박재국 민주평통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