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판2008 주목받는 작품 - ③ 칼라 말람 불란 멩감방 (모하마드 모드 칼리드)
호러물·로맨틱 코미디 혼합 말레이시아 영화
 
 
제 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

제목만큼이나 생소한 말레이시아 영화다. 이야기는 막 해고된 전직 기자 살레가 이상한 마을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그는 마을 입구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단검에 찔리는 사고를 당한다. 단검이 있던 자리에는 해골이 같이 누워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살레는 마을에 머물기로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웃고 있지만 마음 속엔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 살레는 "왜 이 동네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닌거야"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신이 복직할 수 있는 대단한 특종이 숨겨있는 곳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하나씩 파헤쳐간다.

그는 8개월 전부터 보름달만 뜨면 남자가 한명씩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번달 재물은 마맛. 동네 사람들은 그에게 더 깊이 알기 전에 빨리 떠나는게 좋을거라며 협박을 하지만 꿈쩍하지 않는다. 동네 아름다운 여인들이 하나둘씩 그에게 접근하고, 그가 뭔가에 다가서는 순간 그를 구타하고 동네 밖으로 밀어낸다. 그렇다고 물러설 살레가 아니다. '끝까지 파헤치자'라고 외치며 앞으로 돌진한다.

영화는 한 길로만 가지 않는다. 호러물이었다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어느 부분은 마치 마르크스와 앵글스의 '공산당선언' 서문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이 이 유령을 사냥하려고 신성 동맹을 맺었다'라는 부분을 따온 듯하다.

감독은 유머를 아는 사람이다. 심각한 장면에서 툭 터지는 대사가 웃겨준다. 별로 예쁘지 않은 여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살레가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나 흑백 영화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대사는 일품이다.

오는 25일 오후 2시 부천 프리머스 시네마 소풍에서 두 번째 상영을 한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