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판2008 주목받는 작품 - ① 검은 띠
세상을 따를 것이냐 - 따르게 할 것이냐
 
제 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지난 18일 개막했다. 전세계 장르 영화가 총집합하는 판타스틱영화제에 올해도 200여 편의 영화가 출품돼 오는 27일까지 부천시내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상영작 중에서 주목받은 작품을 하루에 한 편씩 골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1. 검은 띠 (감독:나가사키 슌이치)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과 싸움을 한다. 옮음과 그름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정한다. 영화 <검은 띠>는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따를 것이냐, 세상을 따르게 할 것이냐. 영화는 끝까지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시대는 일본이 중국에 만주국을 세우고 한창 아시아 정복의 야욕을 꿈꾸던 1930년대. 시바하라 도장 사부 시바하라 에이켄은 일본군의 횡포 속에 도장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인다. 분을 삭히던 그는 제자 다이칸, 기류, 조에이에게 진정한 무술인에게 주어지는 검은 띠를 남긴 채 세상을 뜬다.

그가 죽은 뒤 절대 먼저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사부의 가르침을 못마땅해 하던 다이칸은 자신의 신념대로 공격하는 가라데를 연마할 수 있는 군으로 들어가 군인들을 가르친다. 사부의 말을 따르던 기류는 혼란한 세상을 벗어나 산속으로 들어가고 둘 사이에서 갈등하던 조에이는 방관자로 남는다.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다이칸과 기류. 내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죽는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다.

이 영화 주인공들은 30여 년 가라데를 연마해 온 유단자들이다. 캐스팅을 맡은 프로듀서 니시 후유히코는 지난 20일 관객과의 대화에서 "연기자에게 가라데를 가르칠 것인가, 가라데를 오랫동안 연마해 온 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 결국 연기자와 무술인을 모두 놓고 오디션을 보기로 결정했다"며 "연기자 못지 않은 외모를 가진 무술인들이 뽑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오전 11시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두 번째 상영을 한다.
 
/소유리기자 (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