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오프 뛰어넘는 '신체강탈' 충격적 소재 
1997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 <페이스 오프>는 수술을 통해 두 주인공의 얼굴이 서로 맞바뀌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물론, 두 배우들의 상반된 성격을 오가며 보여준 두 가지 캐릭터 연기가 돋보였기에 그런 얼토당토않은 설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설정은 2005년 말, 세계 최초로 뇌사상태의 환자 얼굴을 떼어내 프랑스의 40대 여성에게 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의학적 사례가 탄생되며 현실적인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영화계에서도 그런 톡톡 튀는 설정의 영화가 개봉한다. 그것도 <페이스 오프>보다 더 강력한 몸 전체를 빼앗는 설정이다.

영화 <더 게임>(제작 및 제공 : ㈜프라임엔터테인먼트 / 각본 및 감독 : 윤인호)은 그 동안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체강탈'이라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소재를 다루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한 평생 만질 수 없는 엄청난 거액과 한 사람의 목숨을 맞바꾼다는 전례가 없는 위험한 게임을 통해 뺏고 뺏기는 두 남자의 숨 막히는 대결이 스크린을 통해 펼쳐진다.

공원에서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 민희도(신하균)는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연인 은아(이은성)와 함께라면 작은 일상마저 소중하다고 느끼는 평범한 청년이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전화를 받은 희도는 그날 밤 비밀스럽고 거대한 저택으로 초대되고 사채업계의 큰 손이라 불리는 강노식(변희봉)에게 거액이 걸린 일생일대의 내기를 제안 받는다.

그의 무모한 제안을 뿌리친 희도는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시달리던 은아를 지키기 위해 노식을 찾아가 제안을 받아들이고 인생을 건 최대의 도박을 시작한다.

단 한 번의 위험한 게임으로 그들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희도는 한 순간에 자신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젊음과 몸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고, 노식은 일순간에 죽어가는 몸뚱이 대신 한 청년의 젊음과 몸까지 갖게 된다.

독특하고 강력한 설정에서 느끼는 이질감을 희석시키는 것은 신체가 뒤바뀐 캐릭터에 집중하는 신하균, 변희봉 두 배우의 맛깔스런 연기다.

비록 약간의 웃음을 참기 힘들지라도 변희봉은 도박 중독자 삼촌 역의 손현주에게 예전의 순박하고 순수했던 거리 화가 희도임을 증명시키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신하균도 주체할 수 없는 돈의 위력을 즐기는 사채업계의 큰 손 역할을 약간은 비열하리만치 잘 연기해 냈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희도와 노식 두 캐릭터의 싸움도 싸움이지만 무엇보다 이 두 사람의 상반된 캐릭터를 교차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는 것에서 만족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희도 캐릭터를 움직이고 조정하는 것은 강노식이 아니라 '돈'이다. 그리고 노식 역시 결국엔 그 돈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31일 개봉, 15세 관람가.
 
/김도연기자 (블로그)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