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과 대학생·영화제 기술팀 바쁜 하루하루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규모가 말 해 주듯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든다. 그렇다면 그 가운데 가장 바쁜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마도 영화과 대학생들과 영화제 기술팀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국의 연극영화과 학생들에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최대 하루 4편씩 볼 수 있는 아이디카드가 지급된다. 그런데 아이디카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티켓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영화제 기간중 '전국연극영화과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을 만났다. 이들은 영화제에 영화를 보기위해 왔지만 그 보다 더 시급한 전국 영화연극학과 학생들의 미래 생존권을 위해 정부에 직접적인 요구안을 제시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낮에는 생존권을 위해 선전전을 하고 밤이 되면 티켓팅 전쟁을 치른다. 실제로 한 친구에 따르면 새벽 2~3시에 미리 나가보더라도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는 친구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티켓 발권이 한정돼 있다 보니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 임시매표소에서 밤을 새는 것이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1순위 영화를 구하지 못하고 3순위 4순위, 아님 아예 발권이 저조할 것 같은 영화를 전략적으로 찾아서 티켓팅을 하기도 한다.

이들 대학생보다 더욱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영화제기술팀이다. 도대체 이 바쁜 영화제 기간 동안 7일간 278편이나 밤낮없이 틀어대는 영사기사와 자막팀 등은 생활을 어떻게 할까라는 궁금증에 어렵게 시간을 낸 영화제 기술팀장을 만나 물어보았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이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처참한' 삶을 산다. 자원봉사자를 제외한 기술팀 100여명은 오전 7시에 출근해 새벽 2~3시에 퇴근하고 식사를 할 시간이 없어 거의 모든 끼니를 빵이나 햄버거로 때우며 영화제 섹션가운데 하나인 '미드나잇 팬션'팀은 밤을 새우고 다음날 잠도 자지 못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그들의 사무실에 붉은색 한자로 적혀 있는 '열혈'이란 단어를 실감케 하는 삶을 산다. 그래서 영화제가 끝나면 5kg씩은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있어 나를 포함한 관객들 모두가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다.
 
/부산=김도연기자 (블로그)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