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하대교수/생명화학공학
인천시청 건물 앞에는 ‘동북아의 허브도시 인천’이라 새겨진 큰 문구가 시청을 찾는 손님을 맞이한다. 인천은 민선 2기 시장의 트라이포트(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송도정보화신도시) 슬로건을 시점으로 현 민선 4기 시장의 펜타포트(앞의 트라이에 송도비즈니스포트 및 용유·무의 레져포트) 계획과 함께 지난 3년 전 출범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통한 동북아 중심도시로의 발돋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동북아 거점도시 구상은 중국 톈진시의 ‘제2의 푸둥" 계획, 싱가포르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의 아시아 중심 국가 계획 및 일본의 세계적 경제강국 배경을 등에 업은 입지 강화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대열에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총 209㎢(6,333만평)으로 송도지구 53㎢ (1,611만평), 영종지구 138㎢(4,184만평) 및 청라지구 18㎢(538만평)의 3개 지구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인구는 48만7천명이다. 사업기간은 2003~2020년으로, 1단계는 2008년까지 매립에 의한 기반시설 확충, 선도 프로젝트 추진 및 투자유치에 치중하고 있다. 2단계는 본격적인 시설 건축과 함께 경제자유구역 개발 및 운영의 정착을 목표로 총 개발 완성은 2020년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은 각 구역별로 특성이 있다. 송도지구는 공항·항만과 연계된 국제업무·교류의 거점도시로 IT, BT등 미래 고부가가치 지식정보산업 및 연구개발 허브 조성이 목적이다. 현재 송도지구는 1611만 평 중 400만 평만 매립됐을 뿐이며 매립 공사가 진행 중에 있는데, 송도구역 개발이 산업화 국제업무단지보다 자칫 주거단지로 전락할까 인천 시민은 우려하고 있다. 청라지구는 제1경인고속도로 직선화에 이은 서울과의 인접성을 활용한 국제금융 비즈니스단지와 주변녹지의 레저 위락단지로, 영종지구는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거점공항으로서의 기능 보완과 관세자유지역·물류단지 등 항공물류 거점이 특화된 구역이다.
이 세가지 구역 중에서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지역이 송도국제도시다. 외국 기업의 유치 측면에서 볼 때에 아직은 MOU 체결을 하였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가시적인 투자유치는 보이지 않는 반면, 국내의 많은 대학들의 대학 이전, 또는 제2캠퍼스나 일부 기능을 갖춘 대학 부설 연구소 이전 계획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인천대의 캠퍼스 이전, 연세대학교의 학부생의 일정 기간 교육을 위한 캠퍼스 설립, 그리고 인하대학교의 공과대학·자연과학대학·물류·국제통상 관련 전공의 산업화와 연계한 대학주도형 테크노파크 설립 계획이다.
사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아일랜드와 같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도시보다는 공항, 항만과의 접근 용이성을 활용한 3차 산업 중심의 연구개발이나 국제업무단지 등의 비스니스 중심의 투자가 유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유치가 대학의 연구개발과 연계된 산업화 능력 보유 여부에 그 성공의 열쇠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대학 주도형 테크노 및 사이언스파크란 대학의 기초 및 응용연구가 지속적으로 신설되어 대학연구단지를 이루고, 기술보육이나 기술창업지원센터 활성화로 신규 산업을 창출함으로써 성공에 이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성공의 열쇠는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 및 어떤 형태의 대학 주도형 테크노파크나 사이언스파크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하여 대학의 과학단지나 산업클러스터를 활용한 다른 나라의 선례 연구가 필요한데, 일본의 구마모토 테크노폴리스와 키타큐슈 사이언스 파크, 영국의 서레이 대학 등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성공케이스의 분석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케이스의 보다 심층적 실패 분석을 통한 송도국제도시의 경쟁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