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치유 최적도시
 본인이 인천시민이 된지 7년 반에 이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거주한 것은 3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 3년 가운데서도 진정으로 인천시민이 된 것은 현재 인천보훈 기관장을 맡은 2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본연의 일선 보훈행정의 책임자로서 무한한 보람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곳 인천에 대한 상상 이상의 애착과 애정 어린 관심에 힘입은 바 크다. 우리 조국을 구한 세계적 전사에 길이 빛날 인천상륙작전은 바로 보훈정신의 표상이라는 점에서 호국간성의 도시인 점을 발견하였다. 이제는 단순한 서울의 위성도시에 국한한 정도를 지나서 동북아의 허브로서 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절대과제인 통일을 향한 전초기지로서의 막중한 과제가 주어진 곳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성지인 이곳 인천이다.
현재 부평구 청천동 금호타운에 거주하는 본인도 보훈관서장으로 부임하기 이전에는 겨우 백운역 정도까지가 활동 반경이었고 인천에 대해서 아는 것도 현재의 1/100도 되지도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동안에도 그곳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서 관심이 깊은 것을 반영하듯 인천에 대한 것도 단편적 역사 뿐 만 아니라 웬만한 간선도로 이름과 대부분의 동, 면까지 알 정도이니 단순한 상식 정도가 아니라 전문가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과찬을 받을 정도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지역에 대한 깊은 사랑 이외에는 별다른 답이 없을 듯 하다.
얼마 전에 지역 인사들과의 대화 중에 인천의 환경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었다. 아직도 인천은 공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현실이다. 그 이면을 보면 인천은 제조업이 활발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며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에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 그런데 단순히 부정적인 측면 만 부각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무슨 일이든 지나친 부정적 시각은 해결 방향 보다는 자기 체념과 절망 수준으로 이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가급적 무슨 사안을 긍정적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그 가운데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보훈청 직원 중 서울 지역 등에서 통근하는 직원들이 인천을 좋지 않게 평가하면, 보훈가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고하고 소속감을 고양시킨다는 차원에서 인천에 대한 긍정적 시각에서 관심을 갖도록 계도를 하곤 한다.
우리 인천의 자랑스러운 측면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본인은 글로벌 시각을 갖고 있는 바탕으로 현재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부모 때부터 거주한 곳이거나 자기의 탯줄을 묻은 곳이 평생의 고향이라고 하여 마치 다른 곳을 경원시하거나 배타시하는 현상이 팽배되어 있다.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하기 위한 선거를 한번 할 때 마다 나타나는 세계적 비웃음의 대상인 우리의 지역감정 현상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럴 때 마다 지역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는 높지만 실질적 해결책은 거의 공수레에 그친 경우가 허다했다. 인천 토박이부터 황해도를 주축으로 하여 이북 출신까지 전국에서 골고루 모인 우리 인천이야 말로 실질적으로 그 해결 방안을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오늘의 미국이 원주민부터 15세기 이래로 이주민들이 모여서(melting pot) 최고의 민주주의로 세계 최강대국을 형성한 것을 보면서, 인천도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통합을 위한 용광로 역할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여 장차 다가 올 통일 한반도를 대비하는 구심체로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언젠가 인천 출신의 어느 가수가 “전국에서 가장 애향심이 약한 인천” 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들으면서 꿈과 희망, 비전으로 가득 찬 우리의 인천을 요원의 불길처럼 “인천사랑” 운동을 전개라도 해야 할 당위성마저 든다.
권 율정 (인천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