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의사 1명이 하루에 환자를 최고 285명까지 진찰한 것으로 집계돼 겉핥기식 진료가 횡행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8일 열린우리당 문병호(부평갑)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남 김해의 K이비인후과의원이 올 상반기에만 4만2천777명의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병원은 의사가 1명뿐이어서 6개월 간 하루 평균 285명의 환자를 진찰한 셈이라고 문 의원은 설명했다.
 울산의 P소아과는 의사 1명이 하루 271명을 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의 J이비인후과의원은 의사 1명이 하루 평균 179명, 인천의 S소아과의원은 161명을 진료했다.
 의사 1명이 하루 8시간을 근무한다고 계산할 때 K이비인후과의원은 6개월 동안 1분68초당 1명의 환자를 돌본 것이라는 게 문 의원의 계산이다.
 문 의원은 의사 1인당 하루 100명 이상을 진료하는 의원이 49곳에 달했으며 의사 1인당 평균 진료인원수인 75명의 두 배인 150명 이상을 보는 의원도 8곳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를 받거나 기타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 등을 제외한 것이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가 사실이라면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시간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의원은 “2분도 안되는 시간 진료를 해 환자에게 적절한 처방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환자에게 적정 진료를 하기 위한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원 및 약국으로부터 요양급여비 청구명세서와 요양기관 현황통보서를 받은 뒤 의사·약사가 실제 근무하는 지를 확인, 1인 1일 월평균 진찰·조제건수가 75건을 넘으면 진찰료와 조제료를 차감 지급해야 하나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아 부정 재정유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준기자 g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