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균 초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국내 경제계에서 ‘온건적 개방론자’로 통한다.
 지난 68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줄곧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에서 근무하는 동안현행 외자유치법의 골간이 그의 손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자본시장 개방에 엄두를 내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로 볼때 그의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 총괄과장으로 재직할 때인 지난 70년대말엔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경제특구 개념의 경제자유구역 개발구상을 내놔 주목을 받기도 했다.
 5공화국 출범이란 정치적 여건변화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지만 그의 구상은 17년이 흐른 지난 97년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구체화되기에 이른다.
 90년대말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노비자-무관세를 골간으로 한 일종의 경제자유구역 조성계획을 발표했던 것이 바로 그 것.
 이는 중국이 이미 10년을 앞서 상하이, 다롄, 톈진을 중심으로 경제특구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따른 위기의식의 시작이었으나 6년이 지난 지금 그를 초대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장에 등극케 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 됐다.
 장관에서 물러난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에서 2년반 동안 ‘급변하는 국제환경 변화속에서의 아시아의 역할’과 ‘동북아 허브도시 건설’이란 주제의 연구활동도 이같은 그의 구상에 미뤄볼 때 우연히 아니다.
 “청장 공채 공고를 보고 처음엔 다른 사람을 추천할까하는 생각도 했으나 솟구치는 욕망을 참지못해 지원했다”는 이 청장의 지원 소회(所懷)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청장은 인터뷰 내내 준비된 자신감과 출전을 앞두고 있는 장수처럼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구상대로 경제자유구역이 이제막 출발선에 섰으나 여전히 제도적 미완과 한국적 관습이 경제자유구역의 길목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그는 “외국교육기관 및 병원 유치는 외자유치를 위해 외국투자자들에게 정주여건을 조성해줘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완전히 딴 나라로 생각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박주성기자> js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