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비평

 인하대 미술교육과 성완경교수가 평론활동 20년만에 낸 첫 평론집.

 지난 20년간 쓴 글중 현재까지도 유효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21편을 가려 살을 붙이고 잘라낸 뒤 펴낸 것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재야권과 제도권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있는 평론가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의 비평적 시각이 압축되어 실려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은 1부 민중미술의 시각, 2부 모더니즘의 쟁점, 3부 시각문화의 도전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구조와 전망, 짧은 노트」 「한국 현대미술의 빗나간 궤적」 「전시장 미술 다시 생각해보자」 「민중미술 15년전, 한사건의 의미」 등 한국 현대미술의 전근대성을 깨고 소통으로서의 미술의 힘과 그 지적ㆍ의미론적 차원을 회복하기 위한 민중미술적 시각의 글들이 실렸다. 2부에는 기존 식민지적ㆍ전근대적인 서구 현대미술의 수용양상에 대한 문제제기,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의 전통과 쟁점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을 담은 글을 엮었다. 「아방가르드의 딜레마」 「플럭서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비디오 아트의 역사와 의미」 등이 그것. 사진 애니메이션 만화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와 벽화운동ㆍ공공미술에서 공동체의 정신과 오디언스의 참여문제를 다룬 글들은 「사진과 현실」 「만화를 다시 보라」 「공공미술과 대중참여」 등의 제목으로 3부에 실려있다. 저자는 세 부분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결국은 모든 글이 한국 현대미술의 전근대성을 깨고 최소한 논의가능한 문화제도를 열망하고 그 출구를 탐색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80년대 한국미술의 새로운 물꼬를 텄던 「현실과 발언」그룹 창립동인이자 민중미술계 대표적 논객중 하나였던 저자는 80년대 후반 이후로는 공공미술과 문화 프로젝트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후쿠이 국제비디오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국제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열화당 펴냄, 368쪽, 1만7천원.

〈손미경기자〉 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