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서로 섞인 흙들의 ‘숨’을 죽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관건이죠.”
 손톱 밑에 낀 새까만 때와 허름한 점퍼에 낡은 골덴바지를 입은 ‘흙침대의 장인’의 흙에 대한 설명은 마치 ‘아이’를 다루는 듯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공적인 재료가 첨부되지 않은 천연 흙침대를 생산하는 (주)빛고을 황토산업 정성우(44)대표.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흙침대의 시장성을 주목,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지난 95년부터 순수 흙침대 생산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뽑아낸 흙판이 논바닥 갈라지듯 크랙(갈라짐 현상)이 나는 걸 지켜보노라면 제 가슴도 쩍쩍 갈라지는 것 같았죠.”
 정 대표는 만 3년여의 연구와 노력 끝에 순전히 흙과 물로만 만들어진 흙판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이루말할 수 없었던 고초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에 성공한 빛고을 황토흙 침대는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흙침대와 달리 화학적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흙의 ‘건강함’을 그대로 인체에 전달해줄 수 있고, 반 영구적인 내구성을 가진 흙판도 23㎜로 타 제품보다 월등한 두께를 자랑한다.
 그가 밝히는 순혈 흙침대 생산의 노하우는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11종 흙의 점성도 등 각기 다른 성질을 고려해 적당히 혼합, 비율에 맞춰 물을 배합하는 방법에 있다.
 배합 비율의 정밀도를 오차 없이 맞추기 위해 맞춤 제작한 기계로 뽑아낸 흙은 전체 중량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14.5% 정도가 된다.
 이를 다시 45일 정도 말리고 나면 최종적인 수분의 중량은 전체 무게에서 0.5%∼1% 수준이 되도록 하는 양생 기법도 또다른 비밀의 하나.
 전국의 요업 전문가와 풍수학자, 관 짜는 사람까지 찾아다녔다는 정대표의 노력은 제품의 품질과 상품성에 그대로 반영돼 현재 빛고을 황토흙 침대는 전국 30여 대리점과 백화점망을 통해 시장에 내놓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
 정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 7명이 월 400세트의 매트 양산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빛고을은 현재 시장성이 무한한 메디칼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중이다.
 최근 전문 메디칼 회사로부터 병원측의 협조를 얻어 암이나 관절염 환자를 비롯, 출산 여성들에 대한 임상실험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다음달 중순까지 샘플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하루해가 짧다.
 “화학적 성분이 전혀 없고, 굽지 않아서 미생물이 그대로 살아 있는 우리 제품의 효능은 단연 최고”라는 정대표의 목소리에서 고집스런 장인의 정신과 함께 젊은 사업가의 자부심과 패기를 읽을 수 있다. ☎ (032)511-1184 <송영휘기자> yws@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