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기신도시 사업, SH 참여 여부 갈등

행안부 판단 올해 넘길 수도
“불가”땐 法개정 없는 한 어려워
“가능”땐 지자체·의회 합의해야
▲경기도청사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청사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서울시 공기업이 경기지역 3기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정부의 유권해석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에서 '권한 침해'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자,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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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경기도, 서울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각 기관 의견조회에 나서기로 했다. SH가 추진한 경기도 신도시 직접 개발 방안과 관련, 자체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객관성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9월 SH가 발송한 공문으로 공식적인 사업참여 의사를 파악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행안부에 법령 저촉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유권해석을 의뢰한 바 있다.

유권해석은 애초 이해관계 기관 내부 의견은 물론, 언론을 통해서도 이르면 11월 중 결과가 나올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행안부는 달리 봤다. 빠르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것. 이에 따라 행안부 유권해석은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고, 관계자 말을 듣고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며 “이 단계에서 유권해석 기간이 언제 완료된다고 섣불리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SH의 경기도 신도시 개발 참여는 지방자치법, 지방공기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 지방자치법 제11조는 국가가 지방자치단체 간 또는 상호 간 사무를 주민 편익 등을 고려해 서로 중복되지 않게 배분하게 하고 있다. 지방공기업법 제1조는 지방자치 발전과 주민 복리증진에 이바지한다는 공기업 설립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경기도·도의회·GH는 서울 공기업의 진입이 각종 원칙에 위반될뿐더러, 주민을 위해 투자하는 개발 이익금 유출 등 부작용까지 우려된다며 반발해왔다. GH 노동조합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SH의 방침에 대해 가처분신청·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 제기를 예고했다.

반면 SH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지지부진한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고, 개발이익 도민 환원 등의 방식으로 GH와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H에서는 구리토평2지구, 광명 시흥지구, 과천 과천지구, 남양주 왕숙2지구, 하남 교산지구 등을 유력 사업 장소로 보고 있다.

만약 행안부가 '불가능' 해석을 내놓으면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SH 사업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능' 해석이 나와도 양측 지자체와 의회 간 합의가 돼야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권해석이 진행되고,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도는 당연히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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