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영 교수 지도 아래 습작 시작
'굴포문학' 30주년 창간호 참여
“앞으로 새로운 각오 다지고파”
▲ 굴포문학회 구자인혜(오른쪽) 회장과 김이주 총무
▲ 굴포문학회 구자인혜(오른쪽) 회장과 김이주 총무

 1993년 인천여성문화회관 문예창작교실에 글을 쓰고 싶은, 그래서 배우고 싶은 여성 30여명이 모였다.

문광영 당시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지도로 글이라는 걸 써보고 습작을 했다. 설익은 솜씨였으나 이 즈음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굴포문학> 창간호를 냈다.

이후 굴포문학회를 결성한 이들은 30년이 된 올해까지 창간멤버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최근 30주년 특집호를 발행한 이들 중에는 양진채, 김진초, 구자인혜 같은 걸출한 인천 작가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지역을 넘어 전국 유수의 문학단체로 성장한 굴포문학회 구자인혜 회장은 문학을 향한 열정과 의지가 오늘과 같은 열매를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회관 앞에 굴포천이 흘렀어요. 샘물이 강을 지나 바다에 이르면 오대양 어디든 흘러가는 게 속송이듯 굴포문학도 세계 어디든 스며들길 바랐습니다.”

원대했던 창단의 목적을 이들은 서서히 이룬 듯하다.

이번 창간호에 인천 지역의 역사, 지리, 문화, 풍물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을 쏟아냈다.

개인 창작집은 물론 굴포문학회 소설분과의 '소주한병'에서 출간한 <인천, 소설을 낳다> 등에서 인천 지역의 특색을 작품화하고 향토문화 창달의 정수를 선보였다.

“내면의 우물을 들여다보면서 느릿느릿 글을 쓰노라면 본능은 해방되고 싱싱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죠. 문학은 신실하게 살아온 회원 한 명 한 명 삶의 돌파구였고 정화기였습니다.”

구 회장은 여성문학동인지 <굴포문학>에 참여하고 싶은 여성이라면 누구든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30년이 흘렀지만 앞으로 더 새로운 각오로 지내고 싶어요. 또 이 길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길 소망합니다. 현재 글쓰기뿐 아니라 경인교대에서 인문학 연구를 하며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답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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