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스페로갤러리서 전시회
세계 유수 화랑 전속 화가 이력
“인물화 가치 재평가 도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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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동 작가

“정성 어린 붓질 끝에 숨결을 불어넣다.”

서양화가 김태동 작가가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인천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계양구 스페로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김 작가는 오랜 시간 해외에서 활동했다. 미·괌 주정부 초대전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지정 화랑(BOGI) 및 세계 유수 화랑 전속 화가로 작품을 그려나갔다.

▲ 자매
▲ 자매

김태동 작가는 “일을 하면서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서른 넘는 나이에 전업작가의 길을 택했다”면서 “국내외 정·재계 인들의 인물화도 많이 그렸다. 그러다 보니 우연찮은 기회로 미·괌 주정부 명예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초대형 야외벽화로 유명한 인천항 사일로 벽화 제작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에 걸린 작품의 다수는 인물화다.

▲ 자화상
▲ 자화상

한 올 한 올 정갈하게 빗어 올린 머리카락부터 한복의 주름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여심’, 햇빛 아래 어깨동무를 하고 귀여운 웃음을 짓는 여자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자매’, 작가 21살 때 본인을 그려낸 ’자화상‘까지. 사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낸 김태동만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여심
▲ 여심

김 작가는 “예전보다 인물화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가 낮아진 것을 느낀다. 혹자는 인물화가 대부분 돌아가신 분들을 그려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면서 “대중들이 인기 없는 옛것이라고 치부하는 인물화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가 개선됐으면 한다. 이번 전시회가 인물화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 그의 인생도 캔버스에 그려나갈 계획이다.

“더 욕심 없어요. 전시회를 몇 번 더 하겠다는 생각도 없고요. 늦게나마 제가 사는 인천에서 개인전을 열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여생도 좋아하는 그림 그리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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