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일반학급·2개 특수학급 운영
감성·인성·놀이·기초·기본 교육 중점
교장 “따뜻한 시선·애정 기울이는 학교”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도이초등학교는 새롭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도이교육을 바탕으로 모두를 생각하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학교다. 도이초에는 30학급 770명의 학생이 2개의 특수학급(사랑반) 학생들과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다.
학교는 모든 학생이 존중과 배려를 통해 민주적 생활을 하는 어린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참된 배움을 경험하는 어린이, 문화예술이해와 정보 탐구를 실천하는 어린이, 자율적인 건강관리로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감성·인성·놀이교육 ▲기초·기본교육 ▲소통교육 ▲다양성 교육 ▲생태교육 ▲미래 교육 등 6가지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의 적절한 병행과 함께 맞춤형 개별화 지도를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기존에는 떨어져 있던 특수학급 두 반을 나란히 배치 조정해 특수학급 학생과 교사가 긴밀히 협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양해남 교장은 ”통합교육의 시작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학교에서부터 서로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며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통합교육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일반학급 학생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며 “특별한 교육과 보편적인 교육이 잘 어우러진 학교에서 학생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자라고 올바른 성품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과 애정을 기울이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신입생 입학 적응 지원·장애인식개선 교육
도이초등학교 '통합교육'
1) 신입생 입학 적응 지원
도이초는 처음 입학하는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위해 신입생 입학 적응지원 계획을 세우고 운영한다. 입학 전 학부모님과 학생의 특성이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상담하고 예비소집일 만남을 통해 학교 및 특수학급에 대해 소개를 한다. 입학 후 한 달 정도의 적응 기간 학생을 세심히 관찰하고 통합학급 담임교사, 학부모님과 면밀히 의견을 나누며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2) 개별화 교육지원팀 협의회 및 통합교육 협의회 실시
학기 시작 30일 이내에 교감, 통합학급 담임교사, 특수교사, 학부모가 개별화 교육지원팀을 이루어 학생의 한 학기 교육계획을 위해 협의한다. 또, 통합교육 협의회를 실시, 개별화 교육지원팀 협의는 특수학급의 교육과정에 중점을 두고 통합교육 협의는 통합학급의 교육과정 참여에 중점을 두고 협의한다.
3) 학기 초 통합학급 적응 기간 운영 및 통합학급 대상 장애이해교육 실시
3월 초 2주 정도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특수학급에 오지 않고 통합학급에서만 생활하는 기간을 운영한다. 3월 초에 새로 만난 선생님, 친구들과 적응을 하고 학급 분위기, 규칙 등을 익히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 특수교사는 통합학급 학생들이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이해하고 잘 지낼 수 있도록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특성과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려주는 장애이해교육을 한다.
4) 학생, 교직원, 학부모 대상 장애인식개선교육 실시
3월 초 통합교육 및 통합학급에 대해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안내한 후, 1학기는 4월(장애인의 날)에, 2학기는 11월(점자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에 장애이해교육주간을 운영한다.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대한민국 1교시' 영상을 활용하고 장애인식개선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5) 통합학급 교육활동 및 현장체험학습 활동 지원
도이초에는 특수교육지도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아 통합학급 교육활동 중 특수교육대상 학생에게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협의를 통해 특수교사가 지원하고 있다. 신변처리, 교실 이동, 급식 지도, 통합학급 수업 및 행사 참여, 현장체험학습 참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
6) 통합학급 내 또래 도우미 운영
통합학급에서 수업 시간에 교과서 펴는 것을 도와주거나 교실을 이동하는 것을 도와주는 등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고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또래 도우미 운영한다.
강지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
“교육대상자, 잠재능력 발휘하고 자립할 날 오길”
작년 한 해 중증 자폐 범주성 장애를 가진 특수교육 대상자가 속한 1학년 통합학급을 맡았다. '별일 없어도 손이 많이 가는 1학년인데 특수학급 학생까지 개별화해 교육하는 데에 내 신경과 에너지를 잘 쓸 수 있을까?',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을 때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 스스로 의심이 들었고, 일 년간 정신없이 분주했다.
실제로 장애 학생이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교실 밖으로 무단이탈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했고, 학교 화장실에서는 배변하기 싫어해 참고 버티다가 결국 화장실에서 못 나와 따로 도움이 필요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작년 기억이 소중한 이유는 아이들이 서로 배척하거나 기피하는 모습 없이 알콩달콩 시트콤 같은 일상을 재밌게 보냈기 때문이다. 그 시기 우리 반을 묘사하자면 '콩나물'과 흡사했다. 얼핏 보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가 되면 서로 얽히고 기대면서 쑥쑥 자라나는 콩나물처럼, 모두를 수업에 참여시키고, 누구도 다쳐서 쓰러지지 않도록 생활지도를 하는 일은 다분히 고단했으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통합교육을 위해 아이들에게 강조한 것은 '나와 너, 우리는 다 다르다. 그래도 괜찮다'였다. 이 말을 피부로 체감하기 위해 교실 환경부터 꾸몄다. 창문가에 색깔과 모양이 모두 다른 다육이 화분과 꽃들을 놓고 “식물이 여러 가지 있으니까 어때?”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알록달록 예뻐요. 아름다워요”라고 대답했다. 교사가 다양성을 입 아프게 강조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조화의 긍정성을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옹기종기 창가에 모여서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었다. 종종 이건 거북이 등껍질을 닮았다느니, 저건 노랑꽃인데 크기가 커서 방석 같다느니, 열심히 토론하는 내용이 들렸다. 이런 대화를 통해 나중에 누가 외모나 행동에 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 거북이와 방석에 비유해 이해를 도울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선생님, 다 했어요”라고 말한 날. 마지막 받아쓰기에 마침내 100점 맞은 날. 모둠원과 목소리 연극을 해낸 날. 수박수영장 협동화를 완성하며 누구보다 빨갛게 색칠을 꼼꼼히 한 날. 그저 손을 씻기 위해 소매를 걷는 단순한 모습이더라도 매일 무언가 잘하는 것을 찾아서 칭찬하니 다른 친구들도 서로서로 장점을 인정하며 똑같이 칭찬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우리 반 정리왕은 OO이고, 달리기왕은 저에요. 우리 반은 정말 멋진 반이에요”, “OO이가 사랑반에 가지 않고 매일 같이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칭찬과 인정이야말로 상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갖게 하며 학급구성원들이 원활한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좋은 원동력이었다.
다양성을 포용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며 모든 이가 기여자인 보편교육을 지향할수록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존감을 갖고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성장하는 삶의 태도를 키울 수 있다. 더불어 사는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역량 강화에는 통합교육이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루에 물을 붓는 수원이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 교육대상자 모두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아 자립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학생들의 글
“사랑반 친구와 1년간 같은 반…내 생각 변화에 큰 도움 줘 감사”
나는 6학년 때 처음으로 사랑반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그 친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다. 학기 초에 사랑반에 가서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가진 장애는 무엇인지, 친구가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등을 들었고, 자폐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친구는 누구든지 눈을 마주치면 인사를 했다. 또 큰 소리가 나면 무서워했고, 서로 인사하고 하이파이브하는 것을 좋아했다. 많은 활동을 함께했는데 그 중 캐치볼이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는 캐치볼을 아주 잘했다. 공을 무척이나 잘 잡았다. 농구도 잘했다. 농구공을 골대에 정말 잘 넣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잘했던 것 같다.
나는 몸이 불편하고 우리보다 조금 활동하기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힘들고 불편할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우리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고 생각했다. 사랑반 친구와 함께 생활을 해보니 그동안의 내 생각이 짧았다는 걸 알았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보다 더 잘하는 게 있었다. 이제는 장애인도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는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게 돕고 노력해야 함을 깨달았다. 사랑반 친구와 1년 동안 같은 반이 된 것이 내 생각 변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유시윤 도이초 6학년
점자 퀴즈활동 직접 계획, 뜻깊어
전교 회장으로서 점자의 날에 점자퀴즈 활동을 직접 계획했다. 점자의 날을 학생들에게 알리며 퀴즈를 통해 점자에 대해 알아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각 학급 임원들과 점자의 뜻, 읽는 법 등을 알아가며 점자에 대해 흥미를 높일 수 있었고, 점자퀴즈를 만들게 됐다.
처음엔 나 또한 점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는데 실제로 점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체험도 해보고, 학생들이 퀴즈를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시각장애인들은 처음 점자를 배울 때 어떻게 배우는지도 궁금해졌다.
'장애인'하면 무조건 배려를 해주며 비장애인과 다른 조금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배려', '도움 필요', '특별한 사람' 등의 단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와 '같은 나이', '같은 반'이 떠오르고, 사실 특별한 감정,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장애인도 그저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삶에 장애물이 있을 뿐, 큰 편견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장애 이해와 관련된 행사를 또 계획하게 된다면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 모두 함께 추억이 될 만한 행사를 하고 싶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예전의 나처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기 때문이다. 안대를 사용하고 촉감만을 이용한 물건, 점자 맞추기 등 흥미로운 행사를 하고 싶다. 비장애인들도 시각장애인들의 시점으로 잠깐의 시간을 보내보면 공감도가 높아지며 특별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서아 도이초 전교 회장·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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