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친구의 특징 중 하나”…다양성·존중 배우다

14명 장애학생 13학급서 통합교육
비장애학생 1학년부터 직·간접 경험
매년 4·9월 '장애인식개선주간' 운영
수어·점자·배리어프리 찾기 활동

장애학생 '일일 보조교사' 역할 통해
자존·소속감 쑥…도움대상 편견 없애
요리·미술·방송댄스 등 자립교육
뮤지컬공연 등 특수교육 나눔축제도
태봉초등학교 전경.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태봉초등학교는 '배움이 즐겁고 나눔이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실천하고 있는 학교다. 학생들이 흥미와 호기심으로 생각의 크기를 키울 수 있도록 교사들은 열정과 관심으로 꿈을 함께 나누고 있으며, 책꿈터 도서관, VR체험관, 체육관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태봉초 내 14명의 특수교육대상학생은 13학급의 통합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특수 또는 완전통합으로 나뉘어 교육받고 있으며, 비장애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관찰 및 경험하고 있다.

태봉초는 통합교육의 일환으로 매년 4월과 9월 장애인식개선주간을 운영, 장애의 종류와 특성, 그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주제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다. 수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수어 캠페인, 점자를 익혀 자신의 이름을 점자로 표현해보는 점자 활동, 우리 학교의 '배리어프리' 시설을 찾아보는 활동, 우정을 주제로 픽토그램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함께 한다.

또, 특수학급 학생에게 일일 보조교사의 역할을 부여해 '다양성'에 대한 수업을 직접 진행하도록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특수학급 학생의 자존감 및 소속감을 향상시키며, 통합학급 학생은 항상 도움을 받는 대상이라는 편견을 버릴 수 있도록 돕는다.

태봉초 특수학급 친구초청데이.
태봉초 특수학급 친구초청데이.

'친구초청데이'도 운영된다. 통합학급 친구와 함께하는 현장체험학습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기념일을 이용해 '우정'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통합학급 친구를 특수학급에 초청해 함께 특색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특수학급 학생들이 1년간 준비한 다양한 발표회도 진행한다. 올해는 뮤지컬 공연에 친구들을 초청했다.

한편 태봉초의 특수학급은 '미래반'과 '나래반'으로 나뉘어 2학급이 운영된다. '날개'를 순우리말로 표현한 나래반과 지난해 학생 수 증가로 증설된 미래반은 장애 학생들이 미래를 향해 날개를 달고 자신감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요리, 미술, 방송댄스 수업을 진행하며 각각 장애 학생들이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과 소근율 발달, 심미적 감성역량 향상 및 풍부한 표현력을 기르고 있다.

▲ 방과후학교 댄스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 방과후학교 댄스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태봉초 특수학급 특색교육 그림책수업
태봉초 특수학급 특색교육 그림책수업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명씩 2명의 태봉초 특수학급 학생이 우수한 학교생활로 장애인식개선에 기여해 장애인의 날 기념 우수학생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학교는 연 10회 이상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고, 포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특수교육 나눔축제'에 참여하며 동화 구연, 칼림바 공연, 뮤지컬 공연 등 학생들의 끼와 역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미숙 교장은 “특성으로 사람을 구분 짓고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쉽지만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며 그 삶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은 어렵다”며 “하지만 나 또한 누군가에겐 그들과 다른 사람이며 동시에 내가 구분 짓던 그 사람들과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그 어려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특성을 지닌 학생이더라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태봉초만의 특색교육은요...

▲ 최미숙 교장선생님./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 최미숙 교장선생님./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⑴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꿈나래극단'

태봉초는 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2022 경기도 장애학생 문화·예술 활동 운영 거점기관'으로 선정돼, 특수학급 학생들의 꿈과 끼를 표현할 수 있는 '꿈나래극단'을 창단하고 '당근초등학교'라는 뮤지컬 공연을 준비했다.

학생들에게 뮤지컬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어린이 뮤지컬을 직접 감상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특수학급에서 주 1회 뮤지컬 동아리 시간을 운영하며 포천시립극단 배우에게 연기 및 발성 수업을 받았다.

또, <당근유치원>과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 왜냐하면>이라는 두 그림책을 뮤지컬 대본으로 만들고, 자체 오디션을 진행해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투표를 통해 역할을 선정해 약 1시간 분량의 작품을 완성해나갔다.

이밖에도 전문 강사 등의 도움을 통해 무대와 구성, 동선 등을 직접 연출, '포천 청소년 문화예술제'까지 참가해 대중에게 선보였다.

▲ 태봉초 특수학급 특색교육인 그림책수업현장./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 태봉초 특수학급 특색교육인 그림책수업현장./사진제공=태봉초등학교

⑵생활과 꿈이 담긴 '그림책 수업'

태봉초는 월별 주제를 선정해 주제에 알맞은 그림책을 정하고, 교육목표와 연관되고 그림책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한다. 올해는 그림책 수업의 일환으로 병원놀이 역할극, 기자가 되어 교장·교감 선생님 인터뷰하기, 협동 도미노, 종이 꽃가루 놀이하기, 딸기농장 체험학습, 한복체험하고 예절 배우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⑶직업종사자 초청형 '직업교육'

직업에 대한 이해 및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직업종사자 초청형 직업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이 자립과 사회적응을 이루도록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업종사자와 대면하며 소통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디자이너, 요리사, 운동 관리사, 간호사 등의 실제 직업종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직업에 대해 더욱 흥미를 갖게 되고, 진로탐색 및 선택에 도움을 얻으며 자기결정력과 자존감을 증진시키고 있다.

 


 

글솜씨도 좋은 태봉초등생들

#5학년 금교준

“뮤지컬 '당근초' 출연, 부끄러웠지만 뿌듯…내년엔 주인공 도전”

▲ 5학년 금교준
▲ 5학년 금교준

어느 날 나래반 선생님이 우리의 뮤지컬을 만들자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뮤지컬이 뭔지도 잘 모르고 연극처럼 연기를 해야 한다니까 좀 걱정도 됐어요. 다 같이 뮤지컬을 처음 보러 갔을 땐 너무 깜깜해서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하지만 막상 뮤지컬이 시작되니까 재미있고 노래도 듣기 좋았어요.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고 '나도 무대에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됐어요.

대본을 함께 작성하고 친구들과 역할 오디션도 했어요. 저는 '토척이' 역할을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선생님이 토척이 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은 지원해서 연기를 보여주라고 했을 때 부끄러웠지만 친구들 앞에서 토척이처럼 잘난 척을 하며 연기를 했어요. 친구들이 저의 노력을 알아주었는지 투표를 많이 해줘서 토척이가 될 수 있었고, 너무너무 기뻤어요.

처음에는 연기하는 내 모습이 너무 웃기고 부끄러웠어요. 노래하고 춤추는 박자도 어렵고 원래 알고 있던 동요 가사를 새롭게 바꿔 외우는 것도 어려웠고요. 그렇지만 연기를 하면서 친구들을 웃겨주는 게 기분 좋았어요.

대사를 자연스럽게 하는 건 엄청 어려웠어요. 다른 친구들도 부끄러움 때문에 자연스럽게 못하는 것 같았어요. 연습만 하면 '알사탕' 뮤지컬의 배우들처럼 잘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도 김지혜 선생님이 발음도 알려주시고 연기하는 방법도 알려주셔서 금방 따라 할 수 있었어요.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군'하며 스스로도 놀랐어요. 친구들도 어색했던 처음과 다르게 연습을 할수록 너무 잘해서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연기연습을 하며 스스로가 멋있게 느껴지고 친구들과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 사이도 좋아졌어요.

공연 날이 가까워져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초대장을 한 장 한 장 적어 보냈어요.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공연 땐 조금 긴장했는지 제 노래 파트를 놓치기도 했어요. 그래도 엄마와 아빠, 동생들이 모두 꽃도 사오시고 친구들, 선생님도 보러 와줘서 고마웠어요. 공연이 끝나고 바로는 몸에 힘이 빠지고 쉬고 싶었지만, 동시에 끝까지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몰려왔어요. 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만약 내년에 또 하게 된다면 주인공에 도전하고 싶어요. 연예인이 된 느낌이라 너무 즐거웠거든요. 어려웠지만 끝까지 하고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요. 다시 한 번 친구들에게 보러 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4학년 손별

“4년간 특수학급 친구들과 지내 … 무작정 돕기보다 함께하려 노력”

▲ 4학년 손별
▲ 4학년 손별

저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특수학급 친구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처음엔 이사온 지 얼마 안 돼 친구가 많이 없었는데 특수학급 친구와 짝이 되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친해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대화도 잘 통하고 잘 맞는 점이 많아서 특수학급 친구인지 몰랐습니다.

사실 처음엔 특수학급 친구들과는 뭔가 대화도 잘 못할 것 같았는데, 막상 이 친구와 너무 잘 지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제 편견을 깰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식개선교육 시간에 나래반 선생님께서 나래반은 '각자의 속도에 알맞게 공부를 하는 교실'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태봉초에서 4년간 '배리어프리'가 무엇인지 배우고 찾아보고, 수어로 자기소개 영상도 찍고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설명도 듣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인식과 편견이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같이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학교 내 친구 중에도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래반 친구들 중엔 말을 잘 못하고 수업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친구와 같이 생활하면서 손을 잡고 과제를 함께 하는 등 활동을 통해 친구가 말을 하지 못해도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친구가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또, 수업시간에 시끄럽게 할 때에도 나와 다른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돼 친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다양한 가르침으로 저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다른 친구들도 조금 느린 친구가 활동에서 속도가 느려도 잘 기다려주고 다 함께 과제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만약 학교 밖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태봉초에서의 배움을 바탕으로 무작정 도움을 주는 게 아닌,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고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것입니다.



관련기사
[새로운 희망 경기교육] 희망학교 의정부시 녹양동에 위치한 희망학교는 2001년 개교한 발달장애 영·유아 대상 사립특수학교로, 기독교 정신인 '나눔'과 '섬김'이라는 건학이념을 실천하며 교직원들의 열정과 학부모의 참여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희망학교는 순회학급 1학급을 포함해 영아반 2학급, 유치반(4~7세) 6학급을 운영, 32명의 학생과 함께 하고 있다. 영아반의 경우 표준보육과정 및 2019 개정 누리과정을 바탕으로 특색활동 및 영아수준을 고려한 다양한 감각 활동과 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희망 경기교육] 남양주 마석중학교 남양주시 화도읍에 자리한 마석중학교는 꿈과 배움의 가치를 함께 키워나가는 행복한 공동체를 실천해가고 있는 학교다. 마석중은 지난 1998년 개교했으며 교육 과정적 통합교육 운영을 시작해 현재는 29개의 일반 학급과 2개의 특수학급을 운영, 1000여명의 학생이 10명의 특수학급 학생들과 함께 어우러져 생활 중이다.통합교육을 운영 중인 마석중은 교과 연계를 통해 장애인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도덕과 수학 교과 등을 통해 AAC(Aug [새로운 희망 경기교육] 석정초등학교 김포시 대곶면 석정리에 위치한 석정초등학교는 1946년 분교로 시작해 1949년 정식 초등학교로 개교한 학교로, 특수학급 1학급을 포함한 7학급 65명의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는 80년 전통의 공동체다.석정초는 작지만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과 내실화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더불어 꿈을 키우는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삼아, 학생들이 학교에서 지식만 배우는 게 아닌,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 모두가 노력 중이다.석정초는 '우리와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달라요' [새로운 희망 경기교육] 용인 강남학교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용인강남학교는 2011년 용인시 최초로 개교한 특수학교로, 특수교육과가 있는 강남대학교 부속기관으로서 장애 이해교육, 특수교육홍보, 연구를 중심으로 경기 특수교육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용인강남학교는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 정신을 바탕으로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뇌병변 장애 등을 가진 학생들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더불어 살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 자립생활 기능을 갖춘 능력 있는 사람을 키워내기 위해 모든 교육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있다.학 [새로운 희망 경기교육] 화성 도이초등학교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도이초등학교는 새롭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도이교육을 바탕으로 모두를 생각하고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학교다. 도이초에는 30학급 770명의 학생이 2개의 특수학급(사랑반) 학생들과 어우러져 생활하고 있다.학교는 모든 학생이 존중과 배려를 통해 민주적 생활을 하는 어린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참된 배움을 경험하는 어린이, 문화예술이해와 정보 탐구를 실천하는 어린이, 자율적인 건강관리로 몸과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감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