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분야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화예술은 그야말로 말 못 할 고통을 감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 전시가 취소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생활은 직격탄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전업 예술인은 2018년 57.4%에서 2021년 55.1%로 2.3%p(포인트) 감소했지만, 자유계약자(프리랜서) 비율은 전업 예술인의 경우 같은 기간 76.0%에서 78.2%로, 겸업 예술인은 67.9%에서 72.2%로 늘었다.
예술인 개인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도 평균 755만원으로 3년 전(1281만원)보다 526만원(41%) 감소했다.
경기도 내 예술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경기문화재단의 '2021년 경기도 예술인 실태조사'에서도 겸업예술 및 생활예술활동을 하는 예술인의 경우, 일용직·파트타임·시간제 등에 몸담고 있다는 비율이 67.8%에 달했다.
경기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는 질문에는 30.6%가 '창작을 위한 최저 생계비용 부족'을 꼽아 소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예술 지원금 부족(21.4%)', '예술 분야의 안정적 일자리 부족'(18.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예술은 코로나 기간 공연장 등을 찾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공연·전시를 여는 등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류 문화매력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던 정부나 문화예술이 일상인 경기를 보여주겠다던 경기도가 책정한 문화체육관광 분야 내년 예산을 보면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다.
지난 9월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산안 발표에 따르면 정부 내 문화·체육·관광 관련 예산을 포함하는 문화 재정은 8조50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예산·기금 등 내년 총지출(639조원)의 1.33%로, 올해 본예산 기준 문화 재정 비중인 1.50%보다 오히려 수치가 많이 줄었다.
문화 재정 중 가장 규모가 큰 문체부의 내년 예산(6조7076억원)은 올해보다 9.3% 급감했다. 정부가 재정 기조를 건전화한다며 긴축에 들어가면서 만만한 문화·관광 재정을 축소한 탓이다.
경기도 역시 문화체육관광 예산이 올해보다 줄었다. 내년 도 문화체육관광 분야 본예산안은 올해보다 630억원(10.1%) 줄어든 5577억원이 편성됐다.
이로 인해 전체 예산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2.1%, 내년 1.9%로 연이어 감소했다. 문제는 경기도 문화 재정 중 가장 규모가 큰 문화체육관광국 예산 비중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황대호(더불어민주당·수원3)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문화체육관광국 예산은 5541억원으로, 전체 예산(31조4096억원, 1회 추경 포함) 대비 1.76%를 차지했다.
도내 문화예술단체와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 등에선 민선 6기부터 문화예술 예산 3% 확충을 주장해 왔다. 이 수치는 OECD 국가의 예산 중 문화예술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인 것을 반영한 것이다.
국회는 물론 도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화예산에 대한 재검토가 꼭 이뤄지길 바란다.
/김장선 경기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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