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직사회가 어쩌다가 속속들이 부패했는지 비애를 갖게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 비리척결에 나선 사정당국의 사정칼날이 힘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공직사회에서는 정신 못차리는 비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니 걱정치 않을 수 없다.

 공무원에 대한 고질적인 비위사실 등을 수사해온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연말까지 두달동안 인천지역 중하위직 비위공무원 50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중 40명을 구속하고 214명은 불구속했으며 248명은 수사중이거나 각 기관에 징계토록 통보했다 한다. 한마디로 500명이 넘는 공무원이 비리와 관련해 옷을 벗거나 구속되었다는 것은 선진국을 자처하는 우리로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직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고위직이나 하위직할 것 없이 먹이사슬처럼 얽혀 속속들이 썩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개혁을 시도해왔으나 내용면에서는 번번이 실패했다. 개혁과 사정의 고삐가 느슨해진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뿌리깊은 나눠먹기식으로 개혁의 의지가 중간에서 퇴색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국민의 정부는 공무원들의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공무원의 인사, 건축, 보건 등 16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사정을 벌여왔다.

 그런데 그동안 인천지방경찰에 적발된 비위공무원을 보면 일반 행정직이 196명으로 제일많고 교육공무원이 161명으로 나타나 성한 곳이 한군데도 없다는데서 실망케 하고 있다. 또 이들의 죄질을 살펴보면 건설공사수주와 관련된 비리로부터 모대학 씨름감독은 특기생으로 입학시켜주는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챙겼다가 적발되는 등 그 수법도 다양해 민원이 있는 곳에 비리가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나라 형편이 어려운 때일수록 이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할 공직자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하고 있다면 이 나라를 위해 불행한 일이아닐수 없다.

 따라서 공직사회의 썩은 비리는 내 몸 도려내듯 고통을 감수해야 함을 강조한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사정 당국의 중단없는 개혁과 사정의 고삐를 더욱 조이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