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품목의 생산과잉에 따른 디플레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공산품 출하가격도 작년 4월부터 줄곧 전년 수준을 밑돌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디플레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4분기 통화정책보고에서 물가하락의 원인을 ▲기술진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관세율 인하 ▲농촌의 소득향상 지연 때문으로 설명했다.
경제구조에 모순이 있지만 “물가는 기본적으로 안정돼 있다” 는 게 중국인민은행의 현실인식이라는게 아사히(朝日)신문의 전언이다.
키우 시아오후아(邱曉華) 중국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기술진보’의 예로 “연초에 2천위앤 이상이던 휴대전화 가격이 6월에는 40%나 내린 사실” 을 들면서 “수급이 딱들어 맞지는 않지만 디플레는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국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국 신문에는 ‘통화긴축(디플레)’ 이라는 표현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의 袁鋼明 주임은 “현재상황은 그야말로 디플레” 라고 경고했다.
袁주임은 공산품 출하가격지수의 마이너스 폭이 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공산품 출하가격지수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된 것은 원유가격의 하락세가 멈췄기 때문이며 “전체적으로는 가격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는 것이다.
소비전체가 작년에 비해 둔화되고 있는 점도 불안재료다.
중국이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계속해온 것은 수출증가와 정부투자에 의한 것이었다.
올 6월말 시점에서 공공투자와 국영기업 설비투자 등의 신규사업은 4만2천66항목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천항목이 많으며 이를 집행하기 위한 국채자금도 44% 증가한 7백62억위앤에 달했다.
각 도시에서 빌딩과 도로의 건설이 기세좋게 계속되고 있지만 건자재 가격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봉강 등 건축용 강재는 전년 동기보다 6% 정도 싸며 시멘트도 정부 지도로 생산량을 전년대비 8% 정도 억제할 방침이었지만 상반기 실적은 12.5%나 늘어 가격이 6∼8% 떨어졌다.
생산이 줄었어야 할 판유리도 9.7%나 증산됐다. 각 지방의 소규모 국영기업이중앙의 정책을 어기로 엄청난 재고에도 불구하고 증산에 나선 것이 가격하락의 주요요인으로 보인다.
과잉생산체질을 정부의 수요창출정책이 따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정부조사로도 작년말 시점에서 466개 공산품 가운데 무려 415개 품목이 공급과잉상태였다.
경제가 위축돼 쇠퇴로 이어진다는 의미의 디플레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대로 방치하면 위험한 상태라고 아사히 신문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