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이 솜털처럼 피었다. 물가에 자라는 건 갈대, 산에 자라는 건 억새. 바람이 부니, 억새는 예닐곱 치 토종붕어를 챔질한 한 칸짜리 낚싯대처럼 낭창낭창 휜다. 며칠 지나면 억새꽃은 바람 따라서 민들레 홀씨같이 떠날 듯.
이 억새밭은 봉재산에 있다. 봉재산은 미사일 부대가 있던 곳. 오발 사고로 군부대는 2005년 영종도로 이전. 그후 이 산에 자연형 공원, 연수 둘레길, 해넘이공원 등이 조성되었고, 동춘터널이 뚫린 산등성이에 저 억새밭이 만들어졌다. 억새밭은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의 넓이지만, 동춘동 동네 사람들이 가끔 찾는 곳.
뿌리 없는 가을은 갈수록 짧아지지만, 뿌리내린 억새는 갈수록 무성해진다.
/ 김원경 시민기자 twokal0212@naver.com.
저작권자 © 인천일보-수도권 지역신문 열독률 1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