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조용한 광주 나들이가 화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치적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이 지사는 짧은 일정이지만 여권 유력 대선주자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9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사업 결성식’에 참석하고자 하루 전인 28일 광주로 내려갔다.

1박 2일 일정 중 첫날인 28일 오전 이 지사는 홀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참배 전 방명록에 ‘나의 사회적 어머니 광주, 언제나 가슴 속에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주는 마음의 스승이자 고향’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 지사는 이날 신묘역과 구묘역에 30여분 동안 머무른 뒤 돌아갔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과 민영돈 조선대학교 총장,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등과도 조촐히 만나 지역 현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오전 이 지사는 광주 남구에 있는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18 민주화 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오월어머니집 측은 유가족 숙원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도와달라고 이 지사에게 호소했다.

아울러 형제와 자매 등 방계 가족의 경우 5∙18 유족회 회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법에 대해 토로하며 이를 보완한 개정안 통과에 힘을 써달라고도 촉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

또한 이 지사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하고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1시간가량 차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공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공식 일정인 AI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사업 결성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도는 광주 및 부산시와 협업해 대한민국을 인공지능 강국으로 견인하는 데 힘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 일정으로 광주 서구에 있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와 면담한 이 지사는 이후 광주를 떠나 도로 복귀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당초 1박 2일 일정 동안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호남지역 지지자와도 만날 계획이던 이 지사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일정을 최소화했다”며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호남지역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