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끝 설치 시야 방해 이유
시, 사전 협의없이 장소 이전
"부적합" 대체 디자인도 좌절
자치회 반발 "원상복구" 촉구
남양주시 평내동이 조형물 설치 문제로 시끄럽다.

평내동 주민자치회가 이전 설치된 기존 조형물 자리에 추진하던 대체 조형물 설치가 좌절됐기 때문이다.

5일 시와 주민자치회 등에 따르면 8월23일 열린 시 공공디자인심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가 제안한 조형물 디자인이 참가 심의위원 수 5대 1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조형물 디자인이 유려하지 않고, 보도 끝에 위치한 높이 6m, 폭 3.5m 규모의 조형물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의위원들은 교통과 통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해당 위치보다는 평내동 다른 곳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 상징물'로 새로운 조형물 설치를 추진하던 주민자치회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는 원래 외발자전거 조형물이 있었으나 평내동 상징물로 적합치 않다는 이유로 지난해 가을 조안면 북한강 철교 쉼터로 이전 설치됐다.

주민자치회는 하루아침에 평내동 입구의 조형물이 없어지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조형물이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이전됐다며 시에 대안을 요구했다.

또 주민자치회 차원에서 새로운 조형물 설치를 논의하고 상징물 디자인을 추천받아 시에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심의위의 부적합 판정으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것이다.

김영길 주민자치회 회장은 "심의위에서 주민자치회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회의가 진행돼 강하게 항의하면서 겨우 조형물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수 있었다"며 "지역 홍보와 주변 상가 활성화를 위해 세워진 조형물을 갑자기 이전시키고 대안조차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는 시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주민자치회는 자체적으로 제안한 디자인이 적합치 않다면 시에서 직접 디자인을 바꿔 조형물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이것도 어렵다면 기존에 설치돼 있던 조형물을 원상복귀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심의위 결과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지만, 심의위에서 그런 결정이 났다면 그 위치에는 조형물 설치가 어렵다고 본다"면서 "주민들이 조형물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평내동이나 문화관광 관련 부서에서 예산을 세워 평내동 다른 장소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