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등 눈 안 오는 나라 관광지 돌아
경기도 "취지 달라 … 사용실태 점검할 것"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방문 목적이 불분명한 국외연수를 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공무원 국외연수 취지에 어긋난 '외유성'이라는 비판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시 도로시설관리과 직원 15명이 캄보디아·대만·스페인·싱가포르·프랑스 등으로 국외연수를 순차적으로 가고 있다.

직원 3명은 이미 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7박9일간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또 4명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스페인과 프랑스를, 1명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이다. 나머지 직원 4명과 3명은 각각 9월부터 11월까지 대만과 스페인으로 나갈 예정이다.

국외연수 비용은 지난해 도가 도로 제설과 관련해 우수 시·군으로 선정하고 남양주시에 지원한 상사업비 3000만원이다.

시는 지난 겨울 제설 업무 때문에 밤샘 근무와 상시 대기로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국외연수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국외연수가 해외 선진도시 견학을 통한 우수사례 벤치마킹, 해외 선진지 견학을 통한 글로벌 안목 배양, 역사 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 선진사례 탐방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국외연수 일정을 살펴보면 해당 목적을 달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를 도는 것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 다녀온 그룹의 경우 거의 모든 일정이 프놈펜 왕궁, 앙코르와트 사원, 톤레샵 호수 방문 등 관광 일정으로 꽉 차 있었다. 다른 나라의 방문 일정도 '관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민 A씨는 "제설 공로로 눈도 오지 않는 캄보디아, 대만 등을 방문한다니 소도 웃을 노릇"이라며 "지속적인 비판에도 매번 반복되고 있는 공무원 외유성 연수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에서도 국외연수는 사업의 새로운 발굴을 위해 지원되는 상사업비 취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가 제설 공로로 지원한 상사업비는 부족한 제설제 및 장비 구입 등 제설과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곧 비용 사용실태를 점검해 상사업비 취지에 맞지 않는 국외연수 등에 사용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시 공무원 국외연수를 자유연수 형태로 진행한다며 'Concept(분명한 연수목적)', 'Self guided tour(4인 이내 소그룹 자유연수)', 'Refresh(재충전)'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국외연수처럼 '분명한 연수목적'에 걸맞지 않는 일정의 국외연수가 계속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사업비는 일종 포상금으로 시에서 자체적으로 운용하도록 돼 있어 국외연수를 계획한 것"이라면서 외유성 국외연수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