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요 며칠, 꼭 나가야 할 일이 아니면 가급적 실내에 있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마음이었다. 그런데도 추위를 무릅쓰고 맡은 일을 해내는 이들. 늘상 보아왔던 것이지만 요즘 새삼 그들의 고마움을 느꼈다.
 어제 오후 10시넘어 집으로 가는데 평소 볼 수 없었던 경찰의 음주단속이 실시되고 있었다. 2차선 좁은 길이었지만 지름길 이어서 차량통행은 많은 곳이었다. 히터를 틀어놨어도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운전을 하고 있는데 경찰관들은 그 추운 거리에 계속 서서는 일일이 운전자들에게 음주측정을 하고 있었다.
 내 순서가 돼 창문을 내리니 음주측정기계를 쥔 경찰관의 얼굴이 보였다. 추위에 얼어붙은 듯 코와 뺨이 붉어져있었고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얼마나 추울까하는 생각과 아무리 맡은 책임으로 그 일을 하고 있다해도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들이 있기에 무분별한 음주운전자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새벽 출근길 만난 청소부들에게서도 같은 마음을 느꼈다. 몸을 움직이기조차 싫은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그 시간, 청소차에 몸을 싣고 이곳 저곳을 다니며 얼어붙은 음식물쓰레기통이며, 일반쓰레기를 치우는 그분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말끔히 치워진 쓰레기통에 무심히 쓰레기를 던져넣어 버리고나면 대개 그 다음 일은 생각조차 않는다. 어떤 이는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쓰레기통 밖에 그냥 놓고 가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새벽을 달려 매일같이 지저분한 물건을 모두 거둬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비록 쓰레기일망정 치우는 이들을 배려하면 어떨까.
 고속도로에서 매일 만나는 쓰레기수거 요원도 있다. 수만대의 차량이 쉬지않고 씽씽 달리고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얼굴로 몰아치는 요즘이지만 정말 매일 같은 시간 그들은 어김없이 고속도로 갓길을 걸으며 담배꽁초·빈봉투 등 오물을 줍는다. 눈만 내놓은 채 옷감 등으로 얼굴을 감싸고 바람과 맞서 걷는 그들을 보며 운전자들이 어떻게 담배꽁초를 그렇게 쉽게 버리고 휴지를 차창 밖으로 날려보낼 수 있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낯모르는 이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우리 새해엔 좀 달라지자.〈우영식·부천시 오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