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를 거쳐 양주로 이어지는 '전철 7호선 도봉산∼옥정 연장사업'을 놓고 두 지역 출신의 도의원들이 '예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의정부 지역구를 가진 도의원이 중심이 돼 상임위원회에서 사업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양주시 출신 도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상임위와 예결위 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3일 도의회에 따르면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건설 사업비 137억1400만원 가운데 의정부시 구간 92억1400만원을 삭감하고 양주시 구간 45억원만 의결해 예결위에 넘겼다.
광역철도 사업은 국비 70%, 도비 15%, 시·군비 15%를 각각 분담해 건설교통위가 심의한 사업비는 도비와 시·군비 합산액이다.

건설교통위 소속 권재형(민주당·의정부3) 의원은 "민락지구 등 의정부 신도시에 24만여명이 입주하는데 이 지역을 노선이 지나지 않는다. 노선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정부 구간의 사업예산 삭감을 주도했고 다른 건설교통위원들도 찬성했다.
의정부 신도시로 노선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다른 의정부 구간 공사는 필요 없다는 취지다.
그러자 박태희(민주당·양주1), 박재만(민주당·양주2)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사업은 3번째 예비타당성 조사에 도전해 결과를 이뤄낸 것"이라며 "의정부 일부 주민들이 자기 집 앞에 전철역을 신설해 달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양주시민도 경기도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의정부 구간 공사가 되지 않으면 전체 사업이 무산되는 만큼 권 의원이 생떼를 부린다는 것이다.
예결위 소속의 박태희 의원은 이날 예결위 첫 회의에서 건설교통위의 예산 삭감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고 동료 예결위원들에게 예산 부활에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도의회 한 관계자는 "도봉산∼양주옥정 광역철도 사업예산을 놓고 의정부와 양주 출신 도의원들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상임위와 예결위에서도 다툼을 이어가며 볼썽사나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