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만 인천수산자원연구소장

 

꽃게는 인천의 대표적 수산물이다. 2002년 1만4281t을 생산하여 전국 생산량의 76%를 차지할 만큼 인천에서 많이 생산된다.
봄과 가을을 맞아 연안부두와 소래포구 등지의 수산시장에는 꽃게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 분주하다. 꽃게는 통째로 쪄먹고 간장에 담가 먹는 등 전통요리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귀한 수산물이다.본디 꽃게의 이름은 곶(串)이라는 글자에서 유

 

래되었다. 곶이란 지명에서도 볼 수 있듯 장산곶, 장기곶 등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 모양새를 한 곳을 말한다. 꽃게는 등딱지 가시가 삐죽 튀어나와 '곶+게'를 합쳐 불렀다고 한다. 이런 모양 때문에 뾰족한 가시가 귀신의 침입을 막아준다고 하여 바닷가 집 대문에 꽃게 등딱지를 달아매는 풍습이 있었다. 꽃게와 관련하여 '길 떠나는 나그네는 꽃게를 쳐다도 보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다. 알을 가진 봄 꽃게 맛을 보면 가던 길을 멈추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는 말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꽃게는 힘이 음력 8월이 되면 매우 강해져 능히 호랑이와 싸울 만하다'며 그 힘과 용기를 칭송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지금 꽃게의 생산량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생산량을 보면 전국적으로 2010년 3만3193t이 최대 생산량이었으며, 2017년에는 1만2615t으로 기록되어 2만t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인천지역의 경우 2017년은 5470t으로, 최고치 생산해였던 2002년의 1만4281t에 비하면 38%에 불과하다. 또한 2002년에 비해 2017년 생산량은 44%에 그친다. 이렇게 생산량이 급감한 주원인은 어린꽃게의 남획, 환경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들 수 있다. 이런 꽃게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꽃게의 생산량을 '총허용어획량제'로 제한하며,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등 자구노력을 한다. 또한 어린꽃게를 자체 생산하여 방류함으로써 꽃게의 자원량을 늘리고 있다.
어미꽃게가 산란하고, 어린꽃게가 성장을 하는 주서식지 및 생산지역으로 우선 연평도 해역을 꼽을 수 있다. 연평도 일대는 북한 황해도 해주부터 장산곶과 연결되는 황금어장이다. 이전에 조기 해상파시가 유행했던 곳으로, 지금은 인천 꽃게의 주산란·생산지이다.

인천시 수산자원연구소는 관내 수산자원 회복과 증산을 위해 2003년부터 연평도를 비롯 주어장에 꽃게를 방류하여 자원 증산을 도모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류한 꽃게는 총 2344만마리이며, 최대 생산 방류를 위해 힘을 쏟는다. 아울러 중앙정부와 연계하여 다양한 자원회복·관리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데, 어린꽃게 방류는 타 어종과는 달리 생존율이 높아 큰 방류 효과를 낸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후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민간차원의 교류에서부터 이산가족상봉, 체육, 공연 등 여러 분야에서 추진된다. 향후 NLL 해상파시 등 서해 5도 인근 해역을 서해평화협력특별지역화하는 교류 협력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

남북 간 실질적 경제교류 협력은 1988년의 '7.7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되었으며, 이후 1988년 10월 남북경제개발조치 등을 지정하여 교류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수산업분야는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2000.12)에 북한이 처음으로 제의하였으며, 2005년 7월 개성에서 제1차 남북수산협력실무협의회가 열려 서해 공동어로, 서해 3국 불법조업방지, 수산물 생산·가공·유통 및 기술교류 협력, 제3국 어장진출 협력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현재 실질적인 남북교류 초기 단계에서 필자는 인천수산자원연구소에서 "어린꽃게를 생산하여 황해도 해주에서 방류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방류 후 꽃게 산란지와 성장이 이뤄지는 서해 5도의 연평일대와 황해도 해주에서 옹진반도까지 꽃게자원 보존을 위해 생태와 자원량을 남과 북이 공동조사·연구하고 어장관리 기술 이용과 보호구역지정, 수산물 생산·가공 등 지역특성에 최적화된 남북한 수산발전 로드맵을 수립할 것을 제안한다.

즉 인천의 연평도와 백령도 등 접경지역의 어려운 안보 문제 등을 다른 각도에서 풀 수 있는 조치의 일환으로 특화된 수산업 메카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희망적인 계획이다. 남북 공동연구를 통해 안정된 기반이 조성된다면 서해 5도를 '꽃게 특구'로 지정하여 남북교류를 하면서 지역발전의 교두보로 만들 수 있다. 인천이 북한과의 접경지역 위기를 해양의 '경제특구' 설립으로 벗어남으로써 한반도에서 수산의 거점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