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화면에서 수많은 토마토 세례를 받으며 온 몸에 빨간 케첩을 바르고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자막도, 내레이션도 없다. 도대체 무슨 광고지? 한 통신회사의 광고란다.
 어느 날, 한 중학생은 자신이 즐기던 컴퓨터게임을 모방해 자신의 남동생을 게임처럼 살해했다. 또 한 어린이는 세탁기 물 속에서 사람이 유유히 수영하는 광고를 보고 아기를 밀어 넣어 세탁기를 가동시키기도 했다. 남의 집 애들 얘기가 결코 아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라는 말은, 의견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의미로 정리한다. 특히 매스미디어라 함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를 지칭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들 수 있고,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휴대폰, 게임기, 잡지 등도 미디어)다.
 인터넷의 확산, 방송 채널의 폭발적인 증가는 철저한 상업적 논리에 근거한 무한경쟁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의 역기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사람들의 의식을 왜곡하는 등 심각해지고 있으나 우리사회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미디어에 수동적이고 충실한 수용자인 미디어 세대들에 대한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창조적이며 능동적인 비판의식을 키우기 위한 교육적인 접근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대중적인 미디어의 속성을 이해하고, 참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나갈 수 있는 미디어교육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성인들도 이미 왜곡된 미디어 활용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제3세계국가들도 이미 20여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의 보편적 교육정책으로 충분한 인식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데 반해 교육부는 피상적인 인식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대안조차 없는 실정이다.
 현 인천시교육감은 21세기 지식·정보화에 대비하고 모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교육관련 사안을 절실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때마다 적절한 제도적 요구와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여건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이유에서 지역의 교육자치 행정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미디어교육에 대한 교육당국과 전문가 그리고 경험 있는 시민단체가 머리를 모아 인천을 미디어교육 국제도시의 전진기지로 삼을 수 있는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창조적인 교육을 해나가야 한다.
 오히려 제3세계국가에서 시작한 강대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자국의 정체성 확립에 기초한 미디어교육, 이제는 강대국의 `전자제국주의""로 예견되는 무차별적 미디어상업화에 대항하는 미디어독립운동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잡아야 한다. 그 기초는 동북아 주변 정세 흐름에 맞추어 진취적이고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교육자치 국제도시 인천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성예숙·대중매체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