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이재명, 조폭·무상복지 이어 '욕설 녹음파일' 논쟁
정책선거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와 자유한국당 남경필 예비후보가 인신공격성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나서면서 벌써부터 '선거 염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경필 후보는 13일 자유한국당 중앙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 파일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의) 인격은 상식이하였다"면서 "이 후보를 공직후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성 말살', '여성에 대한 폭력', '권력에 의한 갑질'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면서 이 후보를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당대표에게 '선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남 후보는 "폭력과 갑질에 눈 감는 정당이 아니라면 후보를 당장 교체하라. 그래야 집권여당으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면서 음성파일 공개까지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캠프는 '남 후보는 가정사를 더 이상 선거에 악용하지 말라'는 제목의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네거티브 하지 않고 정책선거 하겠다고 공언했던 남 후보가 연일 네거티브에 몰두하더니 홍 대표와 함께 막말의 늪에 빠졌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음성 파일'에는 가슴 아픈 가정사가 얽혀 있다. 형제와의 인연을 끊어가면서 친인척의 이권개입을 막아낸 행동과 발언"이라면서 "네거티브 유혹에 흔들리는 남 후보가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이 후보와 남 후보 간의 조폭 논쟁으로 선거판을 달궜다.

이 후보가 '성남시의 조폭 스폰서 의혹'과 관련해 "(남 후보 측의 의혹 제기는)동네 조폭만도 못한 판단"이라고 밝히자 남 후보 캠프는 "국민들이 조폭으로 보이는가"라며 맞받아쳤다.

또 남 후보가 성남시 무상복지를 언급하면서 이 후보를 '포퓰리스트'라고 비유하자 이 후보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좋을 때는 '대한민국의 딸 박근혜를 지키겠다'던 사람이 지지율이 폭락하자 바른정당으로 배를 옮겨탔고 바른정당 지지율이 신통치 않자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옮겼다"며 "이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으니 슬그머니 '연정'을 거론한다면서 '부초도 이 정도로 떠다니면 가라앉는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15일 이재명 후보와 남경필 후보가 참여하는 인천경기기자협회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도 이재명 후보의 불참 통보로 '반쪽 토론회'로 전락했다.

당초 이 후보는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지난 12일 "질문이 편향적이어서 불공정한 토론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기자협회 측에 보내 불참의사를 밝혔다. 반면 남경필 후보는 단독으로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기자협회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태도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자임을 과시하는 오만방자한 행동"이라며 "협회는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았고 지난 2월부터 수차례의 협의를 통해 취합한 것으로, 부당하다는 부분을 문서로 요청하면 검토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런 예비후보가 경기지사의 직분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도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지사 후보 모두 정책선거 대결을 표방하면서도 한 쪽으로는 상대 후보 흠집잡기에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네거티브 선거로 인한 피해는 유권자들에게 돌아간다. 올바른 선거문화를 위해 후보자들이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정책선거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수·최남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